자유한국당 새 대표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선됐다. 이로써 지난 7개월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낸 한국당은 황 대표를 정점으로 새로 구성된 지도부와 2020년 제21대 총선을 치르게 됐다. 그만큼 황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한국당은 스스로 많은 상처를 냈다. 후보 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경우도 있었고, 하지 말아야 할 말들도 수없이 쏟아냈다. 미래를 지향하는 건설적인 토론보다 5·18과 탄핵 등 과거 이슈에 빠져 소모적인 논쟁으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 어떤 후보도 대한민국 미래의 청사진을 보여주질 못했다.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제시한 후보도 없었다. 축제가 되어야 할 전당대회가 당원 아닌 국민들에게 철저하게 외면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다. 당 대표는 차기 대권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자리다. 당 대표를 노린 후보라면 누가 됐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황교안 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 황교안 대표가 할 일이 많아졌다. 우선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드러난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무엇보다 보수·우파 진영의 재건·통합에 우선 무게를 둬야 한다. 지금 당 밖에는 의도했든 안했든 5·18 발언 논란으로 '한국당=극우정당'이란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와도 연관돼 있는데, 이 틈새를 좁히는 것도 황 대표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는 경험하지 못한 대전환을 맞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끝없이 침몰하는 민생경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만큼 야당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 위기는 곧 기회다. 한국당을 신뢰받는 명실상부한 제1야당으로 우뚝 서게 하려면 무엇보다 당의 진로에 발목을 잡는 낡은 이념의 틀을 버려야 한다. 기득권도 내려놓아야 한다. 인적 쇄신 작업을 통해 새 인물을 앞세워 전열도 재정비해야 한다. 지금 같은 패거리 정치로는 아무것도 얻어 낼 수 없다. 황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기간 동안 분출된 국민 다수의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재창당의 마음으로 한국당을 혁신 또 혁신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사설]황교안 대표, 한국당을 혁신 또 혁신하라
입력 2019-02-27 21:33
수정 2019-02-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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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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