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기 (주)금영제너럴대표
이금기 (주)금영제너럴 대표가 엘리베이터 생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이금기 대표, 2002년 자체개발 성공
"美 제품보다 낫다" 평가에 역수출
한국형 엘리베이터 30개국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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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엘리베이터 산업은 2000년대 들어 내수시장 확대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해왔다.

국제 경쟁력 면에서도 선도적 위치에 있는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문제는 엘리베이터 산업 특성상 부품수입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 인도, 태국 등에서 상당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다행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핵심부품 시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에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산 제품으로 대체가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주에 자리한 (주)금영제너럴(대표·이금기)은 엘리베이터에 20년 넘게 매달려 온 집념의 기업이다. 230명의 직원이 엘리베이터 핵심부품 중 하나인 '로프 그리퍼(Rope Gripper)'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로프 그리퍼는 엘리베이터를 안전하게 멈추게 해주는 제동장치다. 이 회사의 더욱 놀라운 점은 국내 순수기술로 엘리베이터를 직접 제작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금기(54) 대표는 국내 명문대 경영학과를 중도에 그만두고 관련업계에 뛰어들어 1996년 회사를 차렸다. 외국에서 로프 그리퍼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수입상으로 출발했다.

유통을 통해 엘리베이터 산업의 미래성을 확신한 이 대표는 재빨리 자체생산으로 눈을 돌렸다. 기술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쏟아부은 끝에 2002년 자체개발 로프 그리퍼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 로프 그리퍼는 기술제휴를 한 미국 회사보다 오히려 품질이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으로 역수출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국내 메이저 엘리베이터 제조사들이 잇달아 다국적 기업에 매각되는 사태를 지켜보던 이 대표는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엘리베이터 제작에도 도전한다.

마침내 2007년 회사 로고를 단 완성품을 첫 출시 했다.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만든 한국형 엘리베이터를 시장에 선보였다.

그동안 일본, 홍콩, 중동 등 아시아 30개국에 수출하며 2013년에는 1천만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지난해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7%를 돌파했다.

이 회사가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이 지배하는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우물만 파며 기술력을 키운 데서 찾을 수 있다.

현재 보유 중인 국내 특허는 12건에 달하고 해외 6개국에서도 국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이 회사가 해외 기업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자금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채무석 중진공 경기북부지부장은 "금영제너럴은 중소 제조기업이지만 기술력만큼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중소기업도 이처럼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노력으로 얼마든지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