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외 인접 국가 모두 깨끗한데
환경공단은 원인 '국외 먼지' 표현
차량운행 등 국내조치에 급급 지적
정치권·포털 "왜 자국민 탓만하나"
정부가 미세먼지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중국'을 직접 지목하는 대신 '국외 요인'이라고 에둘러 설명하는 태도를 놓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사상 처음 6일(6일 기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는 등 안으로만 화살을 돌리는 정부를 향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실시간 대기정보를 제공하는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모두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이었다.
이 이유로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먼지'가 축적되고 있고, 낮 동안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나라 전역에 걸친 고농도의 미세먼지 요인을 '중국'이 아닌 '국외 먼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가 설명하고 있는 국외 미세먼지는 중국, 일본, 몽골, 북한, 동남아 등 인접 국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미국의 기상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3D 전 세계 대기오염지도인 에어비주얼(AirVisual) 지도를 보면 일본, 몽골, 필리핀 등 주변 지역의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되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이날 오전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된 12개 시·도 부단체장과의 긴급 점검회의에서 배출사업장, 건설 공사장, 차량 운행제한 등을 주문하는 등 국내 조치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상현(한·미추홀구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세먼지의 가장 큰 주범은 중국 동안지역에서 발생한 산업스모그로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수도권을 헬(hell)조선으로 만들어놨는데도 정부는 중국 정부에 한마디도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또 "지난 1월 있었던 한·중 환경협력 공동위원회(장관급 회의)에서는 중국의 대기 상황을 미리 전달받겠다는 것 외 구체적인 저감대책은 논의조차 없었다고 한다"며 "2022년까지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국가예산과 기업자금 17조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원인은 중국 스모그인데 나라 안에서 해결하려 하니 혈세만 낭비하고 민생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각종 포털 커뮤니티에서도 '중국에 감축방안 제시하고 압박해야 할 거 아니냐. 어떻게 한마디도 못하나. 요즘 절망감을 느낀다', '정부가 자국민 탓하며 차량 2부제나 하니 미세먼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는 식의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편 환경부는 6일에도 수도권·강원권·충청권·호남·대구·경북은 '매우나쁨', 그밖의 권역은 '나쁨' 등을 예고했다. 수도권에서는 6일 연속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