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사 "前 정부 신임한 인사"
교체 의견에 '정치적 발언' 논란
위원장 "외압 안되는 기구" 반발

경기도체육회가 독립기구인 '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위원장 사퇴를 종용해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도 체육회 등에 따르면 위원회는 도 체육회 산하 기구로 체육회 임원과 선수 등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기구로 현재 9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이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열린 제18회 도체육회 이사회 회의에서 A이사가 위원장의 정치적 언행 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종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도 체육회가 위원장에게 '자진 사퇴'의견을 전달해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이사회에서 A이사는 안건 외의 기타 발언을 통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부터 신임을 받아온 전임 도체육회장(남경필 전 지사)이 위촉한 인사가 도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장직을 지금까지 수행 중"이라며 "현재 태권도협회장이 공정위로부터 자격정지 6개월을 받은 가운데, 이 사안 때문에 대한체육회로부터 재심의를 받고 있고 검찰 수사도 받았다. (체육계가)범죄 소굴 같이 여겨지게 됐는데 공정위원장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도 체육회는 지난 6일 B 위원장을 만나 이사회 의견을 전달하며 사임을 요구했다. B위원장은 그동안 개인 및 공적 일정과 학회 일정 등을 위해 외국 출장 중이었다.

그러나 A이사가 주장한 내용은 사실과 다른 정치적 발언이라는 게 B위원장의 주장이다. 특히, 체육회가 사실 확인절차 없이 당사자에게 사임을 종용, 도 체육회가 정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B위원장은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체육회 내부 뿐 아니라, 외부의 그 누구로부터도 압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기구"라며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봉사하고 있고 임기도 남아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사임을 요구했고 체육회가 사임 의견을 전달해 왔다"고 맹 비난했다.

이에 대해 A이사는 "혼자서 생각하기에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오랜 경륜과 경험 있는 도체육회장 등 이사들의 판단을 얻기 위해 다소 정치적일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도 체육회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전달한 것일 뿐 사임을 종용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김영래·송수은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