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道 6769가구, 한달새 36.3% ↑
고양·성남 등 신도시 수백가구 늘어
수원·남양주 청약연기 '일정 고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 절벽에 이어 분양 시장도 빠르게 식어가면서 잘나갔던 경기지역마저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완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도 증가해 금융 위기 직후 국내 주택건설 시장을 떨게 한 미분양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도내 미분양 주택은 6천769가구로 전월인 지난해 12월 4천968가구보다 1천801가구(36.3%)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완공 후 미분양 주택 역시 2천514가구로 집계되면서 같은 기간 대비 7%(179가구) 가량 늘어 5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이천시의 미분양 물량이 497가구 늘어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어 고양시(476가구), 성남시(401가구) 순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신도시도 미분양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공급 과잉이 수도권에도 현실화되면서 지방에 다소 국한됐던 미분양이 수도권 등 도내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그래프 참조
실제 민영 아파트 기준으로 올해 용인·하남·의정부·화성·안양에서 총 7개 단지가 분양됐는데, 4개 단지가 1순위 청약에 실패했고 이 중 2개 단지는 2순위에서조차 미달됐다.
미분양 우려가 깊어지자 도내에 신규 분양 물량을 선보이려 했던 건설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취득세 지원, 중도금 무이자 등 혜택에 분양가를 낮춘 할인분양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집값 하락 및 거래 절벽으로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수요자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애초 지난달 영통 아이파크캐슬2차와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를 분양하려 했던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은 청약 일정을 연기한 실정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올해도 도내에 1만9천가구가 넘는 공급 물량이 쏟아질 계획이어서 미분양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미분양 증가 지역은 분양일정 조정 등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