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옛 건물'들이 사람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옛 공장과 창고, 병원 등이 카페를 비롯해 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이를 통해 인천의 근대산업 유산과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천 강화군 강화읍의 '조양방직'은 일제 강점기였던 1933년에 세워진 최초의 민족자본 공장이다. 서울의 경성방직보다도 3년이 빠르다. 조양방직은 해방 이후까지 강화읍의 경제 부흥을 이끌었지만, 직물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며 1958년 폐업한 뒤로 방치돼 있다가 2017년 카페로 되살아났다. 개항기 경인철도 개통 이전, 배를 타고 제물포항에 내린 사람들은 서울로 가기 위해 싸리재(인천 중구 경동)와 배다리를 거쳤다. 싸리재 인근의 옛 창고와 상점, 폐원한 병원 등 옛 건물들도 카페와 갤러리 등으로 재탄생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인천 중구청 인근의 개항장 거리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사진에 담았을 법한 '카페 팟알'은 일제 적산 가옥에 자리 잡은 카페로, 시민과 외지 관광객들에게 옛 건물의 멋과 맛을 선사했다. 현재 카페 팟알은 인천의 옛 이야기와 모습이 담긴 기념품을 파는 매장 역할을 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한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창고 건물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 한 켠에는 음료를 파는 카페와 함께 인천과 관련한 모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인 '인천서점'이 자리 잡았다. 1935년 건축된 이래 조선전업주식회사, 한국전력 사옥으로 활용되다가 1960년대부터 개인 주택으로 사용됐으며, 2015년 갤러리로 탄생한 '서담재'는 시 낭송회, 공방,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며 시민들 곁에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건물을 지을 때 생각했던 건물의 용도가 다했다고 해서 부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쓰임을 덧붙여 사람들이 다시 찾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의 다양한 옛 건축 자산은 '뉴트로(New+Retro·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것)' 열풍과 맞물려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건축은 곧 인간의 역사이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100년 전 건축물은 몇 채 남아있지 않다. 개발 논리 혹은 일제 강점기의 쓰라린 역사가 배어 있다는 이유로 근현대사의 흔적들은 사라져 갔다. 몇 채 남지 않은 건축물들이 새롭게 생명을 부여받고 우리 주변에서 온몸으로 역사를 말하고 있는 '오래된 것들의 귀환'을 반겨야 할 때이다.
[사설]'오래된 것들의 귀환', 인천 건축유산의 재탄생
입력 2019-03-11 21:06
수정 2019-03-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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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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