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위해 수도권 규제 푼다… 낙후지 원삼면 일대 부동산 들썩'이란 기사 출고 후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땅값이 올랐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대화를 회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한 주민이 다가왔다. 그는 "어디서 나오셨나요? 차 한잔 하시죠?"라며 자신의 사무실로 이끌었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그는 현장을 보여주겠다며 길을 재촉했다. 사무실을 나와 원삼면사무소 앞을 지날 때 즈음 그는 "이곳이 출입구가 될 자리입니다"라며 첫 마디를 건넸다. 당시 개발 후보지 신청 소식 외에 개발계획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어 그는 "이곳은 수용되고 여기는 비수용 지역입니다. 여기가 작년 10월 지인이 대기업 직원에게 판 땅입니다. 이쪽은 게이트가, 여기 보건소까지가 모두 수용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의 토지이용계획을 훤히 꿰고 있었다. 1시간 가까이 독성리와 고당리 현장을 돌면서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음을 직감했다. 그는 취재팀에게 한 달 전 지인에게 받았다며 사진 두 장을 건넸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문서 형식의 사진과 반도체 클러스터의 토지이용계획이었다.
3기 신도시 도면 유출 사태가 떠오른 취재팀은 '용인시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 정보 사전 유출·투기세력 활용 의혹'이란 단독 보도와 영상을 출고했고, 타 매체들도 앞다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용인시는 전담반을 구성해 단속에 나섰고, 경기도는 원삼면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세상에 비밀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신속한 대처에 박수를 보낸다.
/이상훈 디지털미디어본부 비즈엠 취재부 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