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공회전' 없어진 LPG車, 중고차시장 윤활유 될까

일반인도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침체된 중고차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17일 오후 수원시 평동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한 고객이 LPG 중고차를 살펴보고 있다. /임열수기자 [e-mail]

국회 법개정 통과, 업계 정비 분주
기존 방치차량서 수익원 기대 반전
광고전단 등 작업 '침체 탈출 기회'
현대기아·르노삼성 신차 준비도

수원지역에서 중고차 판매 매장를 운영하는 김모(32)씨는 직원들과 함께 이번 주말 동안 주차장 안쪽에 있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량들을 바깥으로 꺼내 청소 및 정비작업을 진행했다.

오랜만에 먼지 때를 벗은 차들은 연식이 5년이 넘지 않아 일반인에게 판매가 불가능해 사실상 방치됐던 것들이었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상 장애인 등에게 허용된 LPG차량은 5년이 지나야 일반인에게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13일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가뭄에 콩나듯 들어오던 중고 LPG 차량 문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씨는 미리 차량 정비를 계획했다.

아직 구체적으로 일반인 LPG 차량 구매 허용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김씨 뿐만 아니라 같은 단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이들도 미리 광고 전단을 준비하는 등 차량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새차로 구매한 지 5년이 되지 않은 LPG 중고차는 그동안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게 밖에 팔지 못해 5년이 될 때까지 보관했다가 일반인에게 판매해 왔다"며 "근데 이번에 법안이 통과돼 LPG 차를 빨리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고 중고차를 처분하려는 사람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침체 된 중고차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경기지역 내 차량 이전등록(업자매매)은 5만1천595건으로 전월(6만148건) 대비 14.22% 감소했는데 관련 법 통과 이후 차량 이전등록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는 고객들의 문의가 아직까진 이전등록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수익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LPG 신차 출시도 향후 중고차 시장의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록 중고차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첫 5인승 LPG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QM6'를,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완전변경(풀 체인지)된 LPG용 'K5' 출시를 각각 앞두고 있다. 현대차도 LPG 적용 신형 쏘나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등 특정 계층만 사용할 수 있는 LPG 차량은 중고차 업계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제품이었지만 이번에 법 개정으로 시장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LPG 신차가 많이 팔린다면 그만큼 중고차 매물도 늘어날 것이고, 침체 된 중고차 시장도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