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인천 향토사를 연구해온 한 인사는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 철거돼 주차장으로 변한 동구 송림동 1930년대 한옥여관을 언급했다. 일본 근대건축물 철거에도 시끄러운데 왜 근대한옥 철거 때는 조용했는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은 글이다. 송림동 한옥여관이 무너질 때도 지자체, 언론 등을 포함한 지역사회가 조용했다.
인천 중구 송월동의 근대건축물인 이른바 '애경사'(비누공장)는 2017년 거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철거됐다. 이후 인천시는 문화재가 아니면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근대건축물을 보존·활용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체감할 만한 대책은 없다. 최근의 부평 근대건축물 철거가 그 증거다.
인천에 있는 근대건축물들이 철거되고 있다. 게다가 개발 압력이 높은 구도심에 몰려 있어 사라지는 속도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다. 또 건축물 상당수가 개인 소유라 '보존해 문화유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역사회'와 '재산권 제한을 원치 않는 소유주'라는 상반된 입장이 충돌할 수밖에 없다. 개인 재산권도 근대건축물 보존·활용 정책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근대건축물 보존·활용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시가 지역사회 의견을 모을 때다.
/박경호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