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탑동 옛 원예연구소건물 제거
인근 야구장으로 소음등 각종 피해
"관련 신고 완료… 문제 없어" 해명


"쾅, 우지끈, 콜록 콜록."

파이팅과 함성이 가득한 수원시 권선구 탑동 소재 사회동호인 야구장에 '소음 불청객'이 찾아왔다.

야구장 인근에 있던 구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건물 180개 동이 철거되는 소리다.

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야구장에서 훈련하는 야구 꿈나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야구 훈련과 철거 공사가 이어지면서 연신 기침을 하는 야구 꿈나무들과 KT 위즈 후보 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발주처인 수원도시공사와 시공사인 주식회사 맑은누리, 감독기관인 권선구청은 비산먼지 관리 규정에 따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의 체감도는 전혀 다르다.

탑동 야구장은 지난해 준공된 사회동호인 야구장으로 주중에는 수원 장안고 야구부와 KT 위즈 후보 선수가, 주말엔 수원시 야구협회 리그에 참여한 동호회가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규모의 유소년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원예연구소 건물 47개동과 비닐하우스 90개동, 유리온실 53개동 등 야구장 인근 23만㎡ 지역에 철거 공사가 진행되면서 선수들의 2차 고통이 시작됐다.

철거 도중 발생한 비산 먼지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원도시공사 및 시공사 등은 야구장에서 훈련 등이 진행될 경우 철거를 중지하고 비산 먼지 대책도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비산 먼지를 관리·감독하는 권선구 관계자는 "해당 철거공사는 비산 먼지 관련 신고도 했고, 비산 먼지를 일부 억제해 줄 물 뿌리는 장치를 입구 쪽에 설치해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 관계자도 "야구부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철거 공사를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이곳 야구장에서 훈련을 받던 선수들의 말은 달랐고, 이 시각 철거 공사는 진행되고 있었다. A군은 "철거 공사가 계속되면서 먼지가 더 심해진 느낌"이라고 했고, 유소년 대회에 참가한 선수의 학부모 B씨도 "미세먼지로도 걱정인데 주변에서 철거 공사까지 하고 있으니 아이들 건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