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시장 성장·고용유발등 '경제효과' 기대
사회적 약자에 법률·심리상담 '원스톱' 제공
'사법농단' 진심으로 사과… 공정재판 할 것
"기초자치단체에는 처음 개원하는 고등법원인 만큼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며 법원도 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김주현(58·사법연수원 14기) 수원고등법원 초대 법원장은 지난 27일 출입기자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그간 고등법원 유치에 기울인 노력과 기대감을 잘 알고 있는 듯 법 편의성 뿐 아니라 경기남부지역 도민들과 상생을 강조했다.
김 법원장은 "경기남부지역 도민들이 종전에는 항소심을 위해 서울로 가야 했던 불편함에서 벗어나 보다 편리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더불어 경기남부 관내의 2심 재판이 수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지역 법조시장도 성장하고, 이에 수반되는 생산 및 고용 유발 등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일 정식 개원한 수원고등법원은 경기남부 19개 시·군을 관할하며 1심 합의부에서 처리한 사건에 대한 2심 재판, 소송가액 2억원 초과 민사 재판, 중대범죄에 대한 형사재판의 2심 재판을 맡는다.
민사부 2.5개, 형사부 1.5개, 행정부 1개 등 5개 재판부로 출범해 2020년 5개, 2021년 2개 재판부를 증설, 향후 총 12개 재판부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김 법원장은 전국 최초로 사법접근센터를 설치한 점을 강조했다. 사법접근센터는 법원을 찾아온 장애인, 이주민, 외국인, 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 신용, 가정, 심리상담 등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전국 최초로 시도된 법률 서비스로 대한법률구조공단, 신용회복위원회, 가정법률상담소,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등이 합심해 만들었다.
김 법원장은 "송사에 휘말린 대부분 사람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문제가 발생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도 있다"며 "법률문제 지원은 물론, 심리상담까지 진행해 시민들이 안정된 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김 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고위급 판사들이 연루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서도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했다.
그는 "전직 대법원장과 사법행정 최고 책임자들이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심려가 크다"며 "국민들이 느꼈을 충격과 분노에 대해 수원고등법원을 대표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 없이는 존립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대다수 판사들은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독립됐으며 그에 따른 공정한 심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법농단 사태로 인해 법원의 판결을 불신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에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김 법원장은 "재판 결과를 두고 법관 개인을 비난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며 "국민과 언론의 건강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공정한 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법원은 국민들께서 만족할 만한 재판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국민들의 고통에 동감하고 호소에 귀 기울이는 재판, 당사자를 배려하는 재판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법원장은 "그간 수원지방법원 청사가 낡고 열악해 충분한 사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며 "신청사에서 수원법원 구성원 모두가 국민을 위한 재판을 실현해 진심으로 사랑받고 신뢰받는 법원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