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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조건을 담은 결의안이 또 다시 영국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이에 따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탈퇴협정을 승인해 5월 22일 EU를 떠난다'는 정부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286표, 반대 344표로 58표차 부결했다.

부결된 결의안에는 탈퇴협정을 승인해 5월 22일 EU를 떠난다는 내용과 브렉시트 전환 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안전장치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승인을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열 것으로 전망됐지만,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같은 회기 내 동일한 사안을 표결에 부칠 수 없다는 의회규약을 근거로 이를 가로막자 EU 탈퇴협정만 따로 떼 별도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은 "이번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을 5월 22일까지 연기하는 '법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승인을 촉구했다.

그러나 두 번의 승인투표에 이어 이날 EU 탈퇴협정에 관한 결의안마저 의회의 벽에 가로막히면서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하원은 오는 4월 1일 추가 '의향투표'를 열고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다.

이 의향투표에서도 하원이 의견을 모으지 못하면 영국은 4월 12일 이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하거나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논의해야 한다.

한편 EU는 영국 하원의 결의안 부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다음 달 10일 임시 EU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