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등 첨단부품 수요 급증
총 539억불… 전년比 18.6% 증가
삼성·SK, 경쟁주도 전략수립 나서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제품이 '매출 효자 노릇'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첨단 자동차 부품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경쟁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일 글로벌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의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총 539억달러(61조2천억원)로, 전년보다 18.6%나 증가했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13.7%)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며, 모두 6개로 구분된 '반도체 최종 수요처(Semiconductor End-Use)'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 수치다.

이어 컴퓨터용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5.5%를 기록해 뒤를 이었고 ▲통신용 15.2% ▲정부 소비용 14.6% ▲일반 산업용 14.6% ▲일반 소비자용 2.8% 등의 순으로 성장률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4천686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졌을 때는 차량용이 11.5%에 그쳐 정부 소비용(46억달러·1.0%)에 이어 두번째로 작았다.

통신용이 전체의 32.4%로 가장 큰 시장이었고, 컴퓨터용(29.6%)과 일반 소비자용(11.9%), 일반 산업용(11.5%) 등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메이저 수요처는 여전히 통신용과 컴퓨터용이지만 그 비중은 조금씩 줄어드는 반면 새로운 시장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별도 조직을 중심으로 '초격차'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전용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올들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독일 아우디에 '엑시노스 오토 V9'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부품플랫폼사업팀을 중심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용 'V시리즈' 등 맞춤형 자동차용 프로세서를 계속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일찌감치 '오토모티브 전략팀'을 구성해 메모리 기반의 ADAS, 인포테인먼트 시장 분석에 나선 SK하이닉스도 최근 LPDDR(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 등 D램 제품과 eMMC(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 등 낸드플래시 제품을 잇따라 자동차용으로 출시하고 내년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