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 출혈로 조기 진단
난소암은 특이증상 없어 예후 좋지 않은 편
'가임력 보존'은 제한적… 수술로 제거 최선
만 26세 이전 HPV 바이러스 예방접종 권고
한국인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국민 10명 중 3명은 암에 걸린다는 게 최근 정부가 내놓은 통계다.
건강 상태와 가족력, 유전 질환 등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확률적으로 30% 정도는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를 넘었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생존율도 점점 늘고 있어 희망적이다.
그중에서도 여성들의 암 발생 추이를 보면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유방암이 가장 많은 발병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난소암 등도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암은 고지방, 고칼로리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습관, 저출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폐경 전 여성에게서는 자궁내막암이, 폐경 후 여성에게서는 난소암 발생률이 높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은 초기 증상 면에서는 크게 다른 특징을 보인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의 경우 '비정상적 출혈'이라는 증상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75%는 비교적 조기에 암을 진단한다.
반면, 난소암은 특이하다고 할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75%가 발견 시 3기 이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치료 성과나 예후가 자궁내막암에 비해 좋지 않다.
안타까운 건 자궁 관련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 해도 치료를 위해선 자궁 적출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기 자궁내막암 등 일부 경우엔 고용량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가임력 보존 치료를 시도하기도 한다.
임신, 출산이 필요한 젊은 여성 환자의 경우 최대한 가임력을 보존하고, 출산 후 자궁 적출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가임력 보존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신진우 교수는 "최근 10년간 진료실을 찾는 젊은 여성암 환자가 크게 늘었지만, 암 환자에게 가임력 보존술을 시행하게 된 건 불과 5~6년 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아직은 적용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고,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했다.
신진우 교수는 "산부인과 방문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꺼리지 말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심되는 부분은 병원을 찾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원인이 되는 HPV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만 26세 이전에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특히 만 12세 아동들은 6개월 간격으로 2회간 무료 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성 경험이 있는 성인 여성의 경우 3회 접종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