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직영시 장비비만 30억 '과다'
만성·정신질환자 돌봄기능 특화
6개 병원에 분산수용 활용안 제시
노조 "추후 정리해고 가능" 우려


폐원 절차가 진행 중인 경기도립정신병원(4월 4일자 4면 보도)의 향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공공성을 강화해 도 공공의료 체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재정 부담으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도립정신병원노조는 폐원이 결정된 이후 지난 15일까지 모두 3차례의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폐원이 결정된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종사자 고용승계 문제와 향후 도립정신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참가자들에 따르면 노조 측은 도와 도립정신병원 위탁운영자 A의료법인이 합의한 고용승계 방안에 우려를 표했다. A의료법인이 39명 도립정신병원 근무자의 고용을 승계하더라도 추후 정리해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지난 3일 도의회 브리핑을 통해 "특히 당사자인 노동자에게는 살인이나 다름없는 폐업을 하겠다면서 어떤 설명이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고용 불안 우려를 제기했다.

반면 도는 위탁운영으로 도립정신병원 운영이 불투명했고, 변화된 의료환경에 현재의 운영 체계가 맞지 않아 폐업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측은 현재의 도립정신병원을 유지하는 것보다 만성질환과 정신질환을 같이 앓고 있는 중증환자를 돌보는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특화 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에 위치한 도립정신병원은 지난 2017년 시설 진단에서 개보수에 7억8천만원 가량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위탁운영자인 A의료법인이 아니라 경기도의료원이 이곳을 직영할 경우, 추가 의료장비 비용으로 최대 30억원 가량의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도의 추산이다.

과도한 지출에 용인이라는 지역 한계로 다양한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을 활용한 '발전적 계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면담 참가자는 "만성질환을 앓는 정신질환자를 도의료원 산하 여러 병원이 분산 수용하면 보다 나은 공공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 70병상의 정신질환자 병동이 있다. 다만, 나머지 병원들은 그런 여유가 없어 실현되기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