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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의원(오른쪽)이 지난 25일 국회 정개특위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입구 앞에서 대기 중이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에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26일 새벽까지 폭력과 욕설로 얼룩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0시 10분께 국회 본청 220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으로 몰려가 거듭 개의를 시도했다.

회의장을 봉쇄하기 위해 대기하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일제히 스크럼을 짜고 민주당 의원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앞서 전날 저녁에도 수차례 충돌한 양측은 '으쌰으쌰' 구호에 맞춰 밀고 당기는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한국당 측에선 '헌법 수호', '독재 타도' 구호를 반복했고, 민주당 측에선 "어린 직원들 앞세우지 말고 의원들이 나서라"라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반말과 고성이 난무하고 간간이 욕설이 터져 나오는 물리적 충돌 상황에서 양측은 폭력 등 불법 행위 채증에도 주력했다. 양측 보좌진 및 당직자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땀범벅이 될 정도의 격한 몸싸움 과정에서 일부 당직자 및 보좌진 셔츠의 단추가 뜯기는 일도 목격됐다.

같은 시각 국회 본청 445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조롱 섞인 설전이 펼쳐졌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나중에 법정에 서서 여러분 행위를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자 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법치 얘기하려면 민주노총 가서 얘기하라"고 받아치는 식이었다.

20여분 가까이 이어진 신경전은 끝내 아무 소득 없이 끝났다. 정개특위·사개특위 개의는 기약 없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각 당 지도부는 당직자와 보좌진을 국회로 소집해 1박 2일 밤샘 대치에 대비했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현장 브리핑을 자청, 이주영 국회부의장 등 한국당 의원 9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내일 국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 국회선진화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전날 장인상으로 온종일 빈소를 지켰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0시 30분께 상복 차림으로 국회를 찾아 "민주당과 그 2중대, 3중대가 하는 짓을 보라"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법치를 지키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불법과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