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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자치단체장 출마자에 대한 페널티를 대폭 강화해 사실상 출마가 어렵도록 공천룰을 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장의 총선 출마로 발생할 수 있는 자치단체의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보궐선거로 인한 자치단체 예산 낭비와 이에 따른 당 이미지 실추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엄중 조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출직 공직자가 중도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경우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25%를 감산하기로 했다"며 "현직 단체장의 발목을 묶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확실한 페널티"라고 밝혔다.

현직 단체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경우 민주당은 그동안 10%의 감산 규정을 적용해왔다.

최근 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은 페널티 강화를 위해 감산 비율을 10%에서 20%로 2배 높이기로 의결했으나, 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일부 의견을 반영해 이를 25%로 한 단계 더 높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선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들도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잠정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단이 제시한 공천룰이 오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별다른 수정 없이 의결될 경우 물밑에서 총선을 준비해왔던 현역단체장 상당수가 출마 의사를 접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초단체장이 총선에 나서면 그로 인한 보궐선거 비용을 국가나 광역단체가 아닌 해당 기초단체 예산으로 충당한다"며 "그러면 보궐선거를 야기한 정당에 여론이 악화하기 때문에 강한 규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 등에서 일하고 있는 구청장 출신 비서관들이 있지 않은가"라며 "당이 그런 식의 루트를 장려하겠다는 취지로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민주당은 청년, 여성, 정치신인 등에 대한 가점의 실효성을 높여 '소외계층'의 정치 참여 문호를 더욱 확대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천 심사 단계에서의 가점과 경선 단계에서의 가점을 동일하게 맞춤으로써 청년 등이 확실한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도록 공천룰을 설계했다.

이는 당정청이 이날 '중장기적 청년정책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청년의 어려움은 청년이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만큼 내년 총선에서 청년의 정치 참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밖에 민주당은 앞서 공천제도기획단 차원에서 발표한 대로 현역 국회의원이 출마하는 경우 전원 당내 경선을 거치도록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전략 공천은 하지 않는 쪽으로 원칙을 마련했다.

또한 경선 반영 비율을 지난해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일반 여론조사) 선거인단 50%로 정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거친 뒤 윤호중 사무총장과 강훈식 공천제도기획단 간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확정된 공천룰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