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친문 쏠림 이대로는 안된다"
친문 사조직까지 지지보내… 압승
野 패스트트랙 백지화요구 불가능
정치복원 민생이 명분… 갈등 치유
더불어민주당은 8일 꼬일대로 꼬인 패스트트랙 정국을 풀어내고 민생·개혁입법을 완수할 적임자로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를 선택했다.
민주평화국민연대와 진보·개혁성향 의원들의 정치행동·정책의견 그룹인 더좋은미래 등 개혁그룹이 전방위적인 힘을 보탠 데다 친문 사조직인 '부엉이모임'까지 지지를 보낸 것이 이 원내대표의 압승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당내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고,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의원들의 선택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가운데 이 원내대표가 집권여당의 새 원내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과의 대치 국면을 풀어내고 국회를 다시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르면 9일부터 한국당 원내지도부와 대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야당 지도부 예방과정에서 자연스런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에 대야 협상 파트너인 나경원 원내대표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 원내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당선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내일이라도 바로 연락하고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대화의 창이 열리면 가장 시급한 현안이 된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와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를 위한 치밀한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향후 대야 협상 전략에 대해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민생보다 더 좋은 명분은 없다"며 "저는 추경에 '플러스 알파'가 있으면 좋겠고, 그러면 협상할 접점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본 궤도에 태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본회의 가결까지 관철하고,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위한 법안, 유치원 3법 등도 처리해야 한다.
그는 이에 대해선 "패스트트랙을 백지화하라는 한국당의 요구도, 한국당에 무조건 굴복하고 들어오라고 하는 요구도 모두 불가능하다"며 "민생 중심으로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어떻게 치유할지 정성껏, 예의 바르게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같은 현안과 별개로 내년 총선 승리를 견인해야 하는 책임도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손발을 맞춰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원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정권 재창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 출신으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선봉에서 이끈 '강성 운동권' 출신이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 차원의 영입으로 정치권에 첫발을 들였고, 2004년 17대 총선과 19대·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3선 의원이 됐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