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세대가 지난 현재까지도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친다. 성남과 의왕 경계를 아우르는 청계산 정상도 부동산 경매 컨설팅 업체를 빙자한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주무대가 됐다.
현재로선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땅이 제3판교테크노밸리 호재와 더불어 대규모 택지로 조성되리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에도 소시민들은 쌈짓돈을 넣었다. 무엇이 그들의 자식 학원비, 퇴직금, 식비, 옷 사 입을 돈을 잡풀만 무성한 공터를 사는 데 쓰게 했을까.
업자들은 1970년대 서울 강남 부동산 불패 신화를 끄집어냈다. 투자자들은 가까운 미래를 보라는 업자들의 사탕발림을 그대로 믿었다. 이들에게 투기꾼 꼬리표를 붙일 수 있을까.
'일비 7만원' 기획부동산 홍보 전단지에 적힌 복수의 연락처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온 컬러링은 찬송가였다. 피해 제보를 해온 수많은 아버님, 어머님들의 컬러링도 마찬가지. 항상 좋은 것 주신다는 그 주님을 믿는 사람들이 서로를 속이고 눙치면서 부동산 불패교를 믿고 있었다.
업체들은 일비를 받으러 온 판촉 직원들에게 경제지 월 구독료를 제외하고 돈을 지급했다. 어찌 된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력 경제신문들은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땅을 '품절 임박' 운운하며 홍보했다.
조율이 필요하다. 잠자는 나라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 사이비 부동산 불패교를 신봉하는 우리 지역민들을 어여삐 여기시고 조율 한번 해주시라.
/손성배 사회부 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