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국회 열자"-"野 국정파트너로"
이인영·나경원 첫 상견례 대화 물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따른 갈등으로 등을 돌렸던 여야 원내대표가 9일 오랜만에 손을 맞잡고 웃었다.
전날 새 원내지휘봉을 거머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첫 상견례에서다. 극렬대치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당 원내대표 간 대화의 물꼬가 터진 셈인데, 이번 만남이 국회정상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나 원내대표의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고 그런 과정에서 정국을 푸는 지혜를 주시면 심사숙고하고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하면 좋겠다"며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들이 있는 만큼 경청을 하겠다. 가능하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편하게 인사드렸으면 좋은데, 저도 약간 과제를 가져왔다"며 "어떤 말씀이든 주시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국회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국민의 말씀을 잘 들으면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부분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 "결국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패스트트랙 제도가 어떤 것을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로를 향한 덕담도 주고받았다.
나 원내대표가 먼저 17대 국회 등에서의 인연을 꺼내들며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세 분 가운데 가장 가깝다고 느껴지는 분"이라고 말하자,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는 굉장히 합리적인 보수로 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기대가 크고 응원도 늘 많이 한다"고 추켜세웠다.
또 나 원내대표가 "그동안 제가 형님을 모시고 여야 협상을 했는데 이제 동생이 나타나서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한데 대해, 이 원내대표는 "밥을 잘 사주신다고 했는데 밥도 잘 먹고 말씀도 많이 하겠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이날 김관영 바른미래당·윤소하 정의당·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도 차례로 예방해 국회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