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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북한이 닷새 만에 발사한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직접 경고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이 협상 판 자체를 깨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보고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밝히라"며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북한의 도발성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닷새 전 발사체에 대해선 "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아 미사일로 단정하기 이르다 봤다"며 "오늘은 발사 고도는 낮았지만, 사거리가 길어 단거리 미사일로 일단 추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공동의 판단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특히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작년 초부터 이어진 남북·북미 대화 와중에 문 대통령이 북한의 행위를 직접 경고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힘겹게 만든 대화의 판을 깨지 말라는 강한 경고와 함께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의도가 뭐라 해도 결국 근본적 해법은 북미 양국이 (협상장에) 빨리 앉는 것"이라며 "북한도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명확하게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우 우려된다"는 논평을 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한이 '로키'로 미국·일본·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발사하고 있다"며 "북한도 판을 깨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4·27 회담 때 도보다리에서)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을 갖고 있겠느냐'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식량 지원 문제 논의를 위한 여야 대표 회동도 제안했다.

한일관계와 관련, "저는 한일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일정상회담을 하면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야의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과 관련, "여야 정치권이 이렇게 대치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라며 "민생 법안이 많이 있고 추경 문제도 논의해야 해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헌법 파괴적 일이라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패스트트랙을 통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논의에 대한 검찰의 반발과 관련, "검찰도 법률 전문 집단이고 수사 기구이므로 충분히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면서도 "검찰이 개혁의 당사자이고, '셀프개혁'은 안 된다는 게 국민의 보편적 생각이므로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인사가 실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잘 하고 있지 않나"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검증부터 청문회까지 전체가 하나의 검증 과정이며, 청와대 검증이 완결일 수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자체로 검증실패라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사실패라고 부른 부분은 청와대 검증에서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인 것 같다. 그 점은 인정한다"며 "보다 검증을 강화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를 기록한 것과 관련, "걱정된다"며 "하반기엔 잠재 성장률인 2% 중후반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선 "공약이 '2020년까지 1만원'이었다고 해서 거기에 얽매여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년에 걸쳐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인상됐고, 긍정적 작용이 많은 반면, 부담을 주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를 감안해 우리 경제가 수용할 적정선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시장 안에 있는 분들의 급여는 굉장히 좋아졌다"며 "반면 고용시장 밖에 있는 자영업자 삶이나 가장 아래층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를 해결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또 "노동의 질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나 고용량의 증가가 과거보다 못해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는데 이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추경까지 통과되면 목표 달성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활력 제고 행보로 삼성전자를 방문해 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에 대한 일각의 비판 여론에 대해선 "재판을 앞두고 봐주는 것 아니냐,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재판은 재판이고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와 관련, 문 대통령은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면을 말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내각의 내년 총선 차출론과 관련, 문 대통령은 "총리나 장관들이 정치에 나서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달린 것"이라며 "선거에 나갈 생각이 있다면 임박해서가 아니라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의사를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 진출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선 "조 수석에게 정치를 권유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권력기관 개혁"이라며 "정부 차원서 할 수 있는 개혁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법제화하는 과정이 남았는데 그것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기 바란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