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존도 24%·중간재는 80%"
IHS, 베트남 등 '무역전환' 수혜


미·중 무역전쟁이 예고대로 진행될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연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휴전 종료에 따른 미·중 무역 전쟁 확전' 보고서에서 중국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가 아시아 국가들에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제품에 적용하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지난 10일 인상한 데 이어 중국의 나머지 대미 수출품인 3천억달러 규모의 제품에도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HS 마킷은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때문에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나머지 3천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부과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도 피해의 여파가 미칠 것으로 진단됐다. 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24%, 중간재 비중은 80%에 육박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제조업 허브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은 수혜국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대신 아시아 신흥국으로 미국의 수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무역전환' 때문이다. 무역전환은 자유무역이나 무역마찰 등으로 양자의 교역 환경이 바뀔 때 사고파는 상대가 교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IHS 마킷은 "미국에 물건을 수입해 파는 업체들이 중국 외 다른 제조업 허브로 옮겨갈 것"이라며 "제조업체들은 미국 관세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고 공급사슬 전반에 걸쳐 생산의 구조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