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이어지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장외투쟁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황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이라는 간판을 걸고 사실상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가운데 여권 '잠룡'들이 황 대표를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구심점 역할을 할 대선주자급 '거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황 대표가 아직 링 밖에 있는 여권 인사들의 '총선 역할론'이나 '대망론'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서 거기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날 '황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행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지난 비공개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야당이 요즘 너무 과격한 발언을 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현직 책임 총리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전직 총리인 황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운 것이라는 해석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더 적극적이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좌파는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 적 없다'는 황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해 "좌파, 우파 이렇게 싸움을 거는 것조차도 옛날 해방 직후에나 있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대표가 나보다 약간 후배이기는 하지만 경기고를 같이 나왔고, 검사도 했기 때문에 출발은 비슷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 후의 삶은 완전히 정반대였다"고 대조했다.
박 시장은 "황 대표가 정치의 본질에 대해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권력을 잡고 안 잡고는 그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배'로서 조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등에 대한 질문에 "현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벌써 다음 선거에 관심이 가 있으면 이 정부가 성공하는 데 지장이 있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다른 대권 주자들보다 자신의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데 대해선 "연예인들의 인기투표 같은 것은 아니지 않나. 국민이 다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일희일비하지 마시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연일 황 대표를 질타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 글에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있다"며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 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는 임 전 실장이 1989년 임수경 전 의원 방북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때 황 대표가 서울지검 공안검사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일을 언급한 것이었다.
임 전 실장은 "닥치는 대로 잡아 가두고 고문하고 간첩을 조작했던 일들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별에 사는 사람들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14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황 대표가 망언 문제를 분명히 말씀하시고 나서 5·18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수사 당시 진술 내용으로 두고 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공방을 벌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황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계획에 대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황 대표가 얻어맞으려고 광주에 오는 것"이라며 "그가 5·18 당원들을 중징계하지 않고 온다면 뒤돌아서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거듭 선을 그었던 유 이사장이 심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황 대표의 진영 논리를 비판하면서 조금씩 '투사'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정계복귀설에 대한 발언의 뉘앙스가 전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유 이사장은 14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 정계 은퇴를 번복한 선배 정치인들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공자님도 불리하면 독 장사를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제가 혹시 정계복귀를 하게 되면 욕하시고요", "저도 필요할 때는 거짓말 한다"는 등의 묘한 표현으로 여지를 남겼다.
이처럼 당 안팎의 유력 인사들이 앞다퉈 목소리를 키우는 데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 당신은 내가 담당한다'는 식으로 나서는 것 같다"며 "야당 유력 대권 주자의 대항마로서 서로 체중을 달아보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내 대권 주자가 있고 없고 차이가 당 지지율에도 꽤 영향을 미친다"며 "아쉬운대로 여러 분들이 동시다발로 움직여주니 인적 풀이 확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생겨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황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이라는 간판을 걸고 사실상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가운데 여권 '잠룡'들이 황 대표를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구심점 역할을 할 대선주자급 '거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황 대표가 아직 링 밖에 있는 여권 인사들의 '총선 역할론'이나 '대망론'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자신의 총선 역할론에 대해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서 거기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리는 이날 '황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행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지난 비공개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야당이 요즘 너무 과격한 발언을 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현직 책임 총리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책임이 있는 전직 총리인 황 대표를 향해 각을 세운 것이라는 해석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더 적극적이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좌파는 돈 한번 제대로 벌어본 적 없다'는 황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해 "좌파, 우파 이렇게 싸움을 거는 것조차도 옛날 해방 직후에나 있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대표가 나보다 약간 후배이기는 하지만 경기고를 같이 나왔고, 검사도 했기 때문에 출발은 비슷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 후의 삶은 완전히 정반대였다"고 대조했다.
박 시장은 "황 대표가 정치의 본질에 대해 먼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권력을 잡고 안 잡고는 그다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선배'로서 조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차기 대선 출마 등에 대한 질문에 "현 대통령이 성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벌써 다음 선거에 관심이 가 있으면 이 정부가 성공하는 데 지장이 있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다른 대권 주자들보다 자신의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데 대해선 "연예인들의 인기투표 같은 것은 아니지 않나. 국민이 다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일희일비하지 마시라"며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연일 황 대표를 질타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 글에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진화하는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을 하고 있다"며 "공안검사 시절 인식에서 한 걸음도 진화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는 임 전 실장이 1989년 임수경 전 의원 방북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때 황 대표가 서울지검 공안검사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일을 언급한 것이었다.
임 전 실장은 "닥치는 대로 잡아 가두고 고문하고 간첩을 조작했던 일들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별에 사는 사람들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14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황 대표가 망언 문제를 분명히 말씀하시고 나서 5·18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 수사 당시 진술 내용으로 두고 한국당 심재철 의원과 공방을 벌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역시 황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계획에 대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황 대표가 얻어맞으려고 광주에 오는 것"이라며 "그가 5·18 당원들을 중징계하지 않고 온다면 뒤돌아서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거듭 선을 그었던 유 이사장이 심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황 대표의 진영 논리를 비판하면서 조금씩 '투사'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정계복귀설에 대한 발언의 뉘앙스가 전과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유 이사장은 14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 정계 은퇴를 번복한 선배 정치인들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공자님도 불리하면 독 장사를 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제가 혹시 정계복귀를 하게 되면 욕하시고요", "저도 필요할 때는 거짓말 한다"는 등의 묘한 표현으로 여지를 남겼다.
이처럼 당 안팎의 유력 인사들이 앞다퉈 목소리를 키우는 데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 당신은 내가 담당한다'는 식으로 나서는 것 같다"며 "야당 유력 대권 주자의 대항마로서 서로 체중을 달아보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내 대권 주자가 있고 없고 차이가 당 지지율에도 꽤 영향을 미친다"며 "아쉬운대로 여러 분들이 동시다발로 움직여주니 인적 풀이 확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생겨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