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실업자 수가 지난달 30만3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2천명 증가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일제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시간제 취업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성별로는 남자 실업자 수가 18만명으로 전년 대비 5천명 늘었고, 여자는 12만3천명으로 1만7천명 증가해 남성보다 여성의 일자리가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와 도내 지자체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MICE(마이스) 산업'을 육성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마이스 산업은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한다.

실제 도는 고양시의 킨텍스를 비롯해 수원시 컨벤션센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등 대도시들이 잇따라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 및 관광 등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4성급 이상)이 부족해 서울과 인천에 소비여력이 큰 VIP 고객을 내주고 있다. 즉 특급호텔 부족으로 경기도가 전시와 박람회로 아무리 외국인 관광객과 바이어를 모아봐야 이들 대부분이 모두 서울과 인천에서 돈을 쓴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도내 5성급 호텔은 지난 2012년 2개에서 올해 1개로 줄었다. 4성급 호텔은 5개에서 8개로 증가했지만 마이스 방문객 수용에는 한참 부족하다. 5성급 호텔 5개, 4성급 호텔 5개를 보유한 인천은 물론 5성급 호텔 24개, 4성급 호텔 33개를 갖춘 서울과는 비교도 안 된다.

도에 특급 호텔 투자와 유치가 어려운 이유는 규제 완화로 무분별하게 3성급 이하 호텔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채산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모텔들도 간단한 구조 변경만으로 호텔의 간판을 달았다고 하니 특급 호텔이 설 자리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경기지역 관광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특급호텔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외국 관광객 중 79.4%가 서울을 찾은 반면 경기지역 방문은 14.9%에 그쳤다. 도는 지역 특색을 살린 도심재생을 통한 콘텐츠를 만들고 관광·유통업계, 여행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특급 호텔 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앉아서 만들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