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주요 그룹 계열사의 영업이익과 투자액이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으나 고용은 오히려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삼성과 SK그룹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이 끝나면서 반도체 계열사의 실적이 급격히 꺾였음에도 일자리 창출은 나란히 1·2위를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의 '견인차'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대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의 올 1분기 실적, 투자, 고용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 합계는 24조5천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직원 숫자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108만7천821명으로, 1년 전보다 1만5천195명(12.4%)이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기업집단의 영업이익과 투자가 올들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시황 악화로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급격히 줄어든 게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삼성과 SK그룹의 영업이익이 총 10조9천118억원이나 줄어들면서 전체 59개 그룹 감소액(11조7천420억원)의 92.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 LG 3천343억원 ▲ 한화 3천179억원 ▲ GS 3천51억원 ▲ 포스코 2천131억원 ▲ 롯데 1천353억원 ▲ OCI 1천319억원 ▲ 두산 1천186억원 ▲ 대우조선해양 1천134억원(35.7%) ▲ 현대중공업 1천100억원 등도 1천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도 삼성과 SK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조868억원(58.9%)과 1조2천562억원(22.5%)이나 줄어들며 전체 투자 감소를 주도했다. 59개 그룹 가운데 1조원 이상 투자가 줄어든 곳은 이들 2개뿐이었다.

반면 KT와 신세계는 1년 전보다 투자를 2천3억원(24.3%), 1천184억원(66.2%)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는 실적·투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창출 성적에서도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삼성은 직원 수가 1년 전보다 6천230명(3.2%) 늘어난 20만242명으로 20만명을 돌파했고, SK는 4천160명(6.9%) 증가한 6만4천203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현대차(2천622명), CJ(2천503명), LG(1천732명)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반대로 현대중공업(2천131명)과 효성(1천496명), 두산(1천50명) 등은 1천명 이상 줄었다.

CEO스코어는 "주요 그룹의 실적과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일자리가 1년 전보다 1만5천명 이상 늘어난 것은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 등에 호응해 대기업들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