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 하이브리드' 잦은 고장 불만
도내 AS센터 없어 수리 하세월

안양에 사는 김모(43)씨는 지난달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를 구매해 사용하다 2주 만에 흡연 도중 연기가 나지 않는 기계 결함을 경험했다.

이후 AS를 받기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경기도에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없어 수리는 어렵고 기계 교환에는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는 답변만 들었다.

아이 때문에 냄새가 심한 일반 담배는 피울 수 없고 흡연은 하고 싶었던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새 제품을 구매했지만 사용 5일 만에 똑같은 결함을 겪었다.

이처럼 KT&G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가 출시 80일 만에 2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잦은 결함과 AS센터 부족 등 부실한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0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포털사이트에 '릴 하이브리드'를 검색하면 '연기 안 나옴', '고장', 'AS', 'AS센터'가 연관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기계 결함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센터 부족으로 수리 또는 교환조차 어려워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실정이다.

현재 KT&G는 보증기간(구입일로부터 1년 또는 제조일로부터 15개월) 내 제품 결함이 발생할 경우 무상 수리 또는 교환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수리는 공식서비스센터에서 가능하며 교환은 릴 스테이션(지정 편의점)을 통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에는 공식서비스센터가 없어 제품을 택배로 보내 수리를 맡겨야 한다. 수도권에 공식서비스센터는 서울 4곳, 인천 1곳에 불과하고, 릴 스테이션도 도내에 8곳밖에 없는 데다가 재고마저 부족해 현장교환도 어렵다.

김씨는 "릴 하이브리드 출시 이후 KT&G의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이 30%로 급증했다는데, 판매만 잘되면 그만이냐"면서 "더 이상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현재 기계 결함을 불러일으킬 만한 제작상의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 센터가 부족하다는 문제에 대해선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