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인현동 2곳 '비공식 일정'
노인과 민생·경제·안보 대화 나눠
기업 애로 청취·무의도 어민 만나


민생투쟁 전국 순회의 수도권 첫 일정으로 인천을 찾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인천이 서울과 불과 30분 거리임에도 전날 미리 인천을 찾아 경로당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1박 2일 동안 인천에 공을 들였다.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는 맥아더 동상 헌화를 선택해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앞세우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20일 오후 8시께 인천 월미도 입구 삼거리에 있는 한 경로당을 방문해 지역 노인 30여 명과 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는 등 비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앞서 한국당 공보실이 배포한 공식 일정표에는 나와 있지 않은 일정이었다. 황 대표는 지역 노인들을 만나 민생과 경제, 안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황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이후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중구 인현동에 위치한 다른 경로당으로 자리를 옮겨 하룻밤을 보냈다.

황교안 대표는 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와 연설을 마친 뒤 인천 남동공단의 한 화장품 공장으로 이동해 기업인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어 무의도에서 어민들과 바지락을 캤다. 황 대표는 무의도에서도 일정에 없던 바지락 칼국수 오찬을 하기도 했다.

20일 저녁부터 황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안내한 안상수 인천시당 위원장은 "경로당에서 많은 어르신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기대가 크다는 요구도 있었다"며 "예정에 없던 칼국수 오찬을 하는 동안에도 주민들의 박수와 환대를 많이 얻었다. 호남에서도 느낄 수 없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21일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동상에 헌화한 뒤 검사 시절 맥아더 장군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던 대학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했다가 당시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고초를 당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자유공원의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존치 논쟁이 한창이던 2005년 강정구 당시 동국대 교수는 한 언론에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한국전쟁을 '통일전쟁(내전)'이라고 설명하며 외세인 미국의 개입으로 분단의 비극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서 공안부 수사를 지휘하던 황 대표는 강 교수의 칼럼이 북한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했다고 보고 그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려 했다.

그러자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수사를 지휘했고, 김종빈 검찰총장이 항의하며 사퇴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후 황 대표는 검사장 승진에서 계속 낙마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로 재기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제가 2005년에 맥아더 동상을 폄훼하면서 6·25전쟁을 '통일전쟁'으로 미화했던 강정구 교수를 기소했기 때문에 많은 환란을 받았다"며 "이 땅을 살린 우리 자유 우방 혈맹의 영웅들을 기리고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종·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