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이닝 무실점 5연속 7이닝이상 2실점이하
메이저리그 공식홈피에 '거장' 지칭은 적확
앞으로 14이닝 무실점땐 '전설들과 나란히'
대한민국 출신이 140여년 MLB역사 써주길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인천 출신 메이저리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리그 전체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올해 올스타는 물론이며 시즌 후 그 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후보로도 손색없는 활약이다.

류현진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의 쾌투로 시즌 6승(1패)째를 거뒀다. 올 시즌 원정 첫 승이었으며, 방어율은 1.52로 낮추면서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규정이닝을 충족한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은 31로 늘렸다.

류현진은 인천 창영초, 동산중·고에서 야구를 했으며,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KBO 리그를 지배했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도 최고 투수의 반열에 올라선 류현진에 현지 매체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다시 한 번 거장의 면모를 보였다(Ryu masterful again)"고 표현했다. 31이닝 연속 무실점과 5연속 경기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의 호투를 이어간 류현진에게 '거장'이라는 지칭은 적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 매체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도 "류현진의 이날 등판은 완봉승을 따낸 애틀랜타전과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뻔한 워싱턴과의 경기보다 다소 힘들었지만, 그저 작은 어려움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3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은 다저스 구단 역사에서 역대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다저스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88년 8~9월 59이닝 연속 무실점의 대기록을 작성한 오렐 허샤이저가 메이저리그 연속이닝 무실점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2위도 다저스 소속의 돈 드라이스데일의 58이닝(1968년)이다. 3위는 '폭주 기관차'로 불린 월터 존슨(워싱턴 세니터스)이 1913년 작성한 55.2이닝이며, 10위권은 사이 영(보스턴 레드삭스·1904년) 등 3명이 작성한 45이닝이다.

다저스 구단으로만 한정하면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리그 전체 1·2위에 올라있는 두 선수에 이어 잭 그레인키(2015년 45.2이닝), 클레이튼 커쇼(2014년 41.2이닝)가 4위까지를 형성하고 있다. 2000년과 2001년 시즌에 걸쳐 3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박찬호 다음이 류현진의 31이닝 기록이다.

류현진의 호투는 이처럼 메이저리그의 전설들을 소환했다. 류현진이 앞으로 14이닝 동안 무실점 경기를 이어간다면 구단 역사상 4위와 메이저리그 역대 10위 안에 진입하게 된다.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이다.

산술적으로 7이닝 무실점 경기를 2차례 치러내면 14이닝에 도달한다. 야구팬들은 프로 무대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자책점 이하 기록) 달성도 쉽지 않음을 잘 안다. 하지만 류현진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140여년의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10명 만이 해낸 일을 대한민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선발 로테이션의 변동이 없다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6일 오전 8시 15분에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간다면 우리 선수로는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로 '이달의 선수'에 선정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한편, KBO리그의 연속이닝 무실점 1위 기록은 1986~1987년 작성된 선동열(해태)의 49.1이닝이다. 선발투수의 연속이닝 무실점 1위 기록은 서재응(KIA)이 2012년 기록한 44이닝이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