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대규모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 1, 2차 청약에서 874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264명에 그쳐 청약률이 30%에 불과했다. '검단 파라곤 1차'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종료 이후 2기 신도시에서 처음 분양하는 공동주택이어서 당초부터 주목거리였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탓이 크다. 검단신도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전에도 분양공고를 낸 7개 단지에서 5개 단지 1천700호의 미분양이 발생했었다. 3기 신도시 추가발표는 설상가상이었다. 지근거리의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지구의 서울 접근성이 훨씬 양호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검단신도시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년에만 총 1만2천 가구를 분양할 계획으로 올 하반기에는 6개 단지 5천815호의 아파트 분양이 대기 중이다. 검단신도시에는 2021년 6월 최초 입주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7만5천여가구라는 '물량폭탄'이 예고돼 있다.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검단신도시의 분양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검단신도시와 처지가 비슷한 1,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이 집값 하락 염려에 항의하는 집단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일산과 파주 신도시 주민들은 교통여건이 훨씬 양호한 고양시 창릉지구 개발로 주택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전전긍긍이다. 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입주개시 8년이 지났지만 서울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버스뿐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11월 개통예정이던 도시철도는 올해 7월로 개통이 미뤄졌고 김포와 서울 방화를 잇는 한강선은 오리무중이다. 울고 싶은데 정부가 뺨을 때린 격이다.

23일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기존 신도시 집값 하락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국감정원의 5월 둘째 주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하향안정세로 3기 신도시 발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단다. 대신 1, 2기 신도시대책으로 광역교통망 확충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산신도시연합회는 "GTX, 인천2호선, 대곡소사선 연장, 3호선 파주연장 등은 10여 년 전부터 내놓은 선거용 홍보상품"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정부가 뒤늦게 구(舊) 신도시 경쟁력 대책들을 거론하나 효과는 의문이다. 정부의 '조삼모사(朝三暮四)'식 부동산정책에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