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면치료를 빙자해 10대 여학생을 강제추행한 50대 의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장면이 진료실 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겨 덜미를 잡혔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김병찬)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52)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9일 밝혔다.

다만 법원은 A씨의 법정구속을 면제하고 공개·고지와 취업제한도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해 명령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12일 오후 1시 4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수원시의 한 의원 진료실에서 14년 전부터 내원한 B(17)양에게 최면치료를 하겠다고 말하고 눈을 감으라고 한 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수상한 행동을 알아차린 B양이 황급히 몸을 젖히자 피고인은 "최면이 제대로 안 걸렸다"고 말하는 등 마치 적절한 진료를 한 것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면요법 치료에 대해 별도로 교육을 이수하거나 해당 분야에 대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고 평상시 다른 환자들에게 최면요법을 시행한 사실도 없다"며 "피고인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정신적 후유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