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 속에 1일 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면서 치열한 보복전의 막이 올랐다.

미·중 양국 모두 추가 관세 유예 기간을 두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으나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해 결국 '맞불 관세'로 대격돌하게 됐다.

1일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발표 후 이에 적용되는 중국 화물선이 처음으로 미국 항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해당 화물선에 타이어와 치실 등 각종 물품이 실려있어 추가 관세 부과는 결국 미국 가정에 추가 지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미국은 미·중 무역 협상이 막판에 틀어지자 지난달 10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적용 시기에 일종의 유예 기간을 둬 협상에 무게 중심을 뒀다.

지난달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 출발하는 중국 화물이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관세 인상 효과를 지연시킨 것으로, 이들 화물이 도착하는 데는 2∼3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중 간 무역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 추가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 화물선이 미국 항구에 도착해 미국의 조치가 실행에 들어가게 됐다.

중국 또한 1일 자로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추가 관세를 품목별로 5%, 10%, 20%, 25% 부과에 들어갔다.

이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된 품목들은 지난해 무역 전쟁 발발 후 중국 측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부과했던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3일 성명을 통해 6월 1일 오전 0시부터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뒤 이를 추가 유예하기 위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상무부는 전날 애플 등 미국 기업을 정조준해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명단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중국 기업들을 상대로 봉쇄 및 공급 중단 조치를 하거나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외국 기업·조직·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등을 블랙리스트인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고 타국에도 거래 제한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어 중국의 이번 조치는 이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포위망을 더욱 좁히고 있고 중국 또한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희토류마저 보복 카드로 쓸 수 있다며 공공연하게 위협하고 있어 양국 간 난타전은 이번 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내달 28∼29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회동이 예정돼있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