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상표등록등 檢 수사시작
억대 슈퍼카 잇따라 매매시장에
"필리핀 체류… 또 하겠느냐" 해명


무자격으로 상표 등록 업무를 대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사무장 변리사'(5월 30일자 9면 보도)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범죄 수익 은닉을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2일 경인일보 취재 결과 광고대행업, 지적재산권 관리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W사 대표 김모(32)씨는 지난 2015년 운용리스로 KB캐피탈과 계약한 람보르기니 우라칸 LP610-4를 금융리스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억 2천만원에 중고차 매매시장에 내놨다.

앞선 3월에는 2018년식 포르쉐 파나메라 4.0 터보를 매매가 2억4천700만원에 판매하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운용리스는 단순 대여이기 때문에 매매가 불가하지만, 금융리스는 리스 이용자가 차량을 구입한 것에 준해 대여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중고차 매매가 가능하다.

해당 매매 게시글에 김씨는 차량금액이 고가이다보니 이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승계수수료 및 이자만 약 1천만원 들여서 운용리스에서 금융리스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캐피탈사도 리스 차량 계약자는 개인정보라서 밝힐 수 없지만, 운용리스로 계약을 변경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김씨가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점을 인지하고 출소 이후 무자격으로 변리사 고유의 업무인 상표 등록으로 거둔 수익을 은닉하려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변리사 업계에서는 동종 전과로 징역 2년과 추징금 26억여원 명령을 확정 받은 김씨가 형을 살면서도 자신의 친·인척을 통해 같은 수법으로 상표 등록 업무를 대리하고 출소 직후에도 변리사들과 접촉해 수수료를 주고 면허를 대여하려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현재 김씨와 변리사 면허를 대여한 복수의 변리사들의 변리사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수사는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조사부에서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현재 필리핀에 체류하고 있고 한번 잘못해서 들어갔다 나왔는데, 또 하겠느냐"며 "변리사 업무는 전혀 하고 있지 않고 W사 법인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성배·박보근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