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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채소 가격 하락과 서비스요금 상승률 둔화 등 영향으로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0%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일 공개한 '2019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49(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의 채소매장. /연합뉴스

1년 전과 비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05(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지난 1월 0.8%, 2월 0.5%, 3월 0.4%, 4월 0.6%에 이어 5개월째 0%대다.

이런 연속 0%대 기록은 2015년 2월∼11월(10개월) 이후 최장이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는 0.2%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끌어 올렸다.

하지만 채소류와 수산물은 각각 9.9%, 1.3% 하락해 전체 물가를 0.15%포인트, 0.02%포인트 끌어내렸다.

찹쌀(21.5%), 현미(20.3%)는 크게 상승했지만, 무(-48.5%), 배추(-33.3%), 감자(-30.5%) 등은 크게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0.3% 상승해 전체 물가를 0.09%포인트 올렸다.

이 가운데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7% 하락했다. 전체 물가를 0.08%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 국제유가가 전년보다는 낮은 상황이어서다.

그러나 전월과 비교한 석유류 가격은 휘발유가 6.5% 오른 것을 포함해 5.8% 상승했다.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된 영향이 반영됐다.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6개월간 15%를 적용하던 유류세 인하폭을 지난달 7%로 축소했다.

서비스 물가는 0.8% 상승했다. 전체 물가를 0.45%포인트 올렸다.

서비스 물가는 4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1999년 12월 0.1% 상승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집세는 0.1%, 공공서비스는 0.2% 각각 하락한 여파다.

무상급식은 외식 물가를, 무상교육은 공공서비스 물가를 낮췄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석유류 가격이 (작년보다) 하락했고 내수 부진과 무상교육 확대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보다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없었다면 소비자물가가 0.1∼0.15%포인트 더 낮았을 것"이라며 "작년 폭염이 있었지만, 올해는 날이 따뜻해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됐다"고 부연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1.9%, 음식 및 숙박이 1.8% 상승했다.

반면 통신은 2.7%, 오락 및 문화는 1.0% 각각 하락했다.

체감물가를 보기 위해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했다. 이 가운데 식품은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2.1% 하락했다.

물가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6% 올랐다. 이는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상승률은 0.8%였다.

김 과장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정의로는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야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며 "복지 정책이나 석유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영향을 제외하면 우려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