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본기힐스 표방 '롯데타운'
공원부지 도로편입 문제로 '난항'
수익성 없는 사업은 떠넘기기 급급
송도몰 사업은 경제청이 '홍보맨'
당초 계획 달리 오피스텔만 준공
롯데 등 대기업이 인천에서 추진하는 각종 개발 사업이 줄줄이 지연되거나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인천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대기업이 내놓은 청사진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음에도 인천시는 대기업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처지다.
롯데가 인천 관교동 인천터미널과 구월동 농산물시장 부지 일대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롯데타운 사업은 안갯속에 빠졌다.
롯데는 앞서 2012년 인천시 소유의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천억원에 사들였고, 2015년에는 농산물시장 부지를 3천6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인천시는 롯데가 구월동·관교동 일대를 일본의 '롯본기힐스'처럼 만들 계획이라며 '홍보맨'을 자처하기도 했다.
현재 롯데가 관교동 터미널 부지에 쇼핑 시설과 27층짜리 업무용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은 주변 교통난 해결을 위한 공원 부지의 도로 편입 문제로 난항에 부딪혔다.
구월동 농산물시장 부지 개발 계획은 최초 계획했던 사업이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롯데가 다른 개발 업체를 물색하는 중이다.
인천시가 롯데의 개발계획에 대한 치밀한 검토 없이 시민의 자산을 팔아 치우기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구월동)토지 매매계약에는 꼭 계획대로 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없다"며 "매매계약 당시 제시한 계획은 말 그대로 청사진일 뿐이라는 게 롯데 측 입장"이라고 했다.
롯데가 송도국제도시에 호텔과 영화관, 쇼핑시설, 마트, 오피스텔을 짓겠다는 '송도몰' 사업도 마찬가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10년 "롯데가 송도에 1조원을 투자해 2012년 쇼핑타운을 착공한다"고 크게 알렸지만, 현재 롯데마트와 2천실 규모의 오피스텔(7월 준공예정)만 들어선 상태다.
롯데는 이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호텔과 쇼핑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를 오피스텔 준공을 불과 2달 앞둔 지난달 29일에서야 인천경제청에 신청했다.
롯데의 송도몰 계획을 믿고 2016년 오피스텔 분양을 받은 입주예정자들은 '속았다'는 반응이다. 허허벌판에 오피스텔만 들어선 상황이다.
이밖에 도시개발사업과 연계한 인천의 한 테마파크 사업도 2008년부터 여러 대기업이 군침을 흘리며 덤벼들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토지소유주인 대기업이 추진 의사가 있다면 테마파크 사업을 적극 돕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는 설계도조차 완성하지 않고 실시계획 인가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