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유공자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자리했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문 대통령 내외는 추념식 시작 시각에 맞춰 행사장에 도착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의 주인공인 보훈자 유가족과 더욱 각별히 인사를 주고받았다.
특히 지난달 경남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함 선수 쪽 갑판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의 부모와는 잠시 대화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 하사 부모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후 헌화·분향하러 현충탑을 향할 때 문 대통령의 바로 뒷줄에는 최 하사의 부모가 서서 걸었다.
헌화·분향을 마치고 현충원 관계자가 퇴장 안내를 하자 문 대통령은 최 하사의 부모에게 직접 분향을 권했다. 최 하사의 부모는 흰색 장갑을 낀 뒤 분향을 마쳤다.
청와대에 따르면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통령 내외가 하는 대표 분향을 순직 유공자의 부모가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도 최 하사의 사고를 거론한 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최 하사의) 부모님과 동생, 동료들, 유족들께 따듯한 위로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며 즉석에서 위로의 박수를 청했다.
이는 미리 준비했던 추념사에는 들어 있지 않은 내용이었다.
여섯 번의 박수와 함께 추념사가 끝나고 배우 김혜수 씨가 6·25 전쟁 당시 전장으로 떠난 후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한 남편 성복환 일병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김차희(93) 씨의 편지를 낭독했다.
숙연한 표정으로 이를 듣던 김정숙 여사는 감정이 북받친 듯 두 손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추념식이 종료된 뒤 문 대통령 내외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차희 씨 등과 함께 위패봉안관에 들렀다.
위패봉안관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 사실은 확인됐으나 시신을 찾지 못한 10만 4천여 용사들의 위패가 봉안돼 있다.
문 대통령은 전사자 명부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분들이 유해를 찾아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차희 씨와 함께 성복환 일병의 위패 앞에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인 꽃다발을 헌화하고 묵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