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에서 한국 관광객 투어 중 침몰한 유람선이 사고 12일째인 9일에 인양될 예정이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주(駐)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측 지휘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헝가리 당국이 9일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號)'를 크레인으로 인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헝가리 당국은 인양을 위한 와이어(쇳줄)를 선체에 감는 작업을 이르면 8일 오후까지 완료키로 했다.
송 무관은 "선체를 인양할 대형 크레인이 교량을 통과할 수 있고, 선체 내부 유실방지대책이 완료된다는 조건이 충족되면 9일 인양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양 작업에 투입될 크레인 '클라크 아담'은 높아진 수심으로 교량을 통과하지 못해 사고 지점 상류 5.5㎞ 위치에 정박해 있다.
인양이 일단 시작되면 작업에는 약 네 시간이 걸리리라 예상된다.
헝가리 측은 수심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아 크레인을 활용한 인양이 어렵다면 가라앉은 허블레아니호를 다른 선박 2대로 끌어당겨 수면쪽으로 서서히 띄우는 '부양 방식'을 비(B)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송 무관은 그러나 부양 방식은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선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어서 인양을 우선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 크레인을 분해해서 이동하는 방법도 제3안으로 거론된다.
송 무관은 "B안 등은 실질적으로 준비를 한다기보다는 이론적인 대안"이라면서 "9일 인양을 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 신속대응팀은 한국에서 공수한 공중수색드론을 투입,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이날 사망자 화장을 시작으로 장례·운구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구조된 승객 가운데 갈비뼈 골절 등 부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이모씨가 이날 퇴원했다.
이상진 정부합동신속대응팀장은 "오늘 화장이 시작됐고 운구는 2∼3일 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례를 마친 유족은 이르면 주말 중에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신속대응팀을 통해 부다페스트 검찰에 추가보완수사를 촉구했다.
신속대응팀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검찰은 5명과 검사보들로 허블레아니호 침몰사고 특별수사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검찰은 또 유럽연합(EU)의 사법 공조기구인 유로저스트를 통해서도 증거 확보에 나서는 등 최선을 다해 진상 규명 노력을 펼치겠다고 우리 측에 답변했다.
이상진 팀장은 "우리 정부는 엄정한 책임 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부다페스트에서 크루즈선과 부딪힌 후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 등 35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한국인 7명이 사고 당시 구조됐지만, 다른 한국인 7명은 사고 당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실종자들의 시신이 잇따라 수습되면서 7일 오전 현재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사망자는 18명, 실종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