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처너카드' 플랫폼 활용
'국비 4+시비2%' 캐시백 효과
서구 4% 파격적 추가 '도화선'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선불형 지역 전자화폐 '인천e음 카드' 가입자 수가 최근 30만 명을 넘어섰다.
결제 금액은 700억 원을 돌파했다. 출시 10개월 만이다. 성공이란 평가를 얻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 과정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인천e음 카드'는 지난해 7월 말 '인처너(Incheoner) 카드'란 이름으로 첫 출시됐다. 시는 그해 2월부터 소상공인 지원 정책 중 하나로 선불형 전자카드업체 (주)코나아이와 협약을 맺고 이 사업을 중점 추진해왔다.
그러나 출시 직전 좌초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남춘 인천시장의 민선 7기 소상공인정책 공약 중 하나가 '인천페이(제로페이) 도입'이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인천페이(제로페이)'는 실물 카드 결제가 아닌 'QR코드(바코드)' 결제 방식을 도입해 카드수수료를 0원(제로)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자신의 공약을 과감히 내려놓고 '인처너카드' 플랫폼을 활용키로 했다.
소상공인은 물론 시민들이 쓰기 편하고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어야 정책이 지속 가능하다는 실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였다.
다만 인천 사람만의 카드라는 느낌을 주는 '인처너 카드' 명칭은 모두를 아우른다는 뜻을 담은 '이음(e음) 카드'로 변경했다.
선불카드 형태의 '인천e음 카드'는 신용·체크 카드에 익숙해진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에 역부족이었다.
시는 기존의 카드를 뛰어넘는 파격적 혜택을 주고자 정부 부처마다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던 중 정부가 지난해 12월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지역 화폐 발행에 국비를 투입하기로 했고, 시는 바로 12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
실물 카드와 플랫폼 모두 준비돼 있었기에 시는 1월부터 바로 '캐시백 혜택'을 적용했다. '인천e음 카드'는 사용 금액에서 6%의 캐시백(국비 4%·시비 2%)을 주는 파격적 조건으로 금방 입소문을 탔다.
결정적 '터닝 포인트'는 서구에 있었다. 서구는 지난달부터 기존 6% 혜택에 구비 4%를 추가해 서구 사업장에서 결제 시 10%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도 전액 지원했다. '소비 진작이 곧 경제 선순환'이라는 이재현 서구청장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인처너 카드'를 개발해 노하우를 익힌 변주영 전 인천시 일자리경제국장이 서구 부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도 큰 계기가 됐다.
변주영 서구 부구청장은 "시 공무원들의 열정과 시장·구청장의 결단력, 민간단체들의 협조, 정책을 공감해준 시민 모두가 인천e음 카드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어려움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