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일반인들도 우주로 날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7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 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SS를 관광 등 민간 상업 용도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300∼400㎞ 상공에서 궤도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은 현재로서는 지구 밖 우주 공간에서 인간이 머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15개국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NASA가 ISS를 민간에 개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NASA는 이르면 내년에 첫 방문객이 ISS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주정거장 방문 비용은 싸지 않다.

일단 ISS에 가려면 보잉이나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유인 우주선을 타야 하는데 왕복 비용이 5천800만 달러(약 688억원)로 예상된다. 여기에 1인당 1박에 3만5천 달러(4천150만원)의 우주정거장 숙박료를 내야 한다고 제프 듀잇 NASA 최고재무책임자(CF0)는 말했다.

숙박료는 우주정거장 내의 공기와 물, 화장실 등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1기가당 5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물론 개인이 NASA에 직접 비용을 내고 우주여행을 예약하는 것이 아니라, NASA와 계약한 민간업체가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업체의 수익을 더하면 개인이 내는 비용은 더 비싸질 수 있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NASA는 일단 1년에 두 차례, 한 번에 최대 30일까지만 방문을 허용할 예정이다. 우주정거장엔 최대 6명이 한 번에 머물 수 있어 1년에 최대 12명이 방문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이러한 '우주 관광객'들도 NASA의 우주 비행사들과 마찬가지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후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NASA가 ISS를 민간에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전에도 민간인이 우주정거장에 간 적이 있다.

ISS의 또다른 운영주체인 러시아가 지난 2000년대 이러한 민간 방문을 허용했고 미국 사업가 데니스 티토를 포함해 모두 7명이 ISS를 찾았다. 티토의 경우 러시아측에 2천만 달러(237억원)를 지불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우주정거장 방문 비용이 일반인이 감당하기엔 엄청난 수준이지만 ISS 운영에 드는 비용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NASA는 1년에 ISS 운영에 연간 30∼40억 달러(3조5천억∼4조7천억원)를 지출한다. 하루에 800만 달러(95억원)꼴이다.

따라서 민간 우주여행으로 NASA가 큰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다. 다만 민간 개방을 통해 막대한 ISS 유지비를 어느 정도 메우고, 벌어들인 돈을 다른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도 있다고 NYT는 말했다.

궁극적으로 NASA는 ISS를 민간이 맡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