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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11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버스 문제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파업위기·요금인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버스 문제 해법을 시민들과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버스 대토론 10대 100'이 11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제안으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는 염 시장과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 장원호 경기자동차노조 위원장, 이상재 중앙일보 기자가 토론을 위한 전문가 패널로 참여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수원시정연구원이 최근 버스 이용 시민 602명을 대상으로 한 버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37%가 버스 요금 인상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 평가는 21%에 그쳤다.

대신 '버스운행 안전성과 버스 서비스 수준이 개선한다'는 조건을 달자 요금 인상에 동의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비율보다 높아졌다. '버스 운행 안정성, 서비스 수준 개선 시 요금 인상 동의 여부'에는 35%가 '긍정적', 2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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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들이 시민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소통'을 강조한 이날 토론회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전문가 패널이 즉각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경우 교수는 이날 경기도의 단독 버스요금 인상으로 되레 요금인상을 하지 않는 서울시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시민 질문에 "환승제도가 연결되니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도 "기술적으로 완벽한 정산 시스템이 정착돼 상당히 잘못된 가짜뉴스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정차 등 버스 불편 관련 시민들의 질문에 장원호 위원장은 "무정차 문제는 기사 개개인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을 맞추려고, 도로 사정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빚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주52 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버스 노조 파업과 요금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배규식 원장은 이에 대해 "버스업체는 근무시간 특례제도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다른 직군과 비교해 1년 늦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것"이라며 "기존 68시간으로 너무 길게 일한 것을 보통 수준을 맞춘 것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국토부와 경기도 관계자가 끝내 패널로 참석하지 않은 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민들의 궁금증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는 중·고등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이들의 궁금증은 청소년 버스요금도 인상되는지 여부였다. 그러나 답변할 경기도 관계자들이 없어 강경우 교수가 "내부적으로 인상 결정은 됐지만, 다양한 혜택을 줘 청소년에 한해 인상 폭을 최소화 할 것"이라며 경기도 정책을 대신 설명하기도 했다.

염 시장은 이날 "버스문제는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끔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