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덤핑' 제작·배급사 몫 감소
정식발매 어려워져 소비자도 피해


해외에서 게임 제품키 등을 들여와 국내 정가보다 싸게 판매하는 리셀러(재판매업자)가 인기를 끌면서 게임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공식 경로를 통한 게임 재판매는 판매량이 국내로 집계되지 않아 추후 게임 국내 정식 발매가 어려워지는 등 정상적으로 구매한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각종 게임이 'G2A', '인스턴트 게이밍' 같은 리셀러 사이트와 네이버 오픈 마켓 등을 통해 국내 정식으로 유통되는 가격과 비교했을 때 최대 반값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판매가보다 저렴한 해외 게임 코드를 대량 구매해 국내에서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출시돼 일주일 만에 100만장 이상 판매된 '토탈 워: 삼국'의 경우 국내 정식 판매가는 5만9천8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해당 게임은 현재 네이버 오픈 마켓을 통해 3만원대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게임을 국내로 발매하기 위해 준비한 게임 제작사와 배급사에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구매는 국내 소비자들이 했지만, 판매량은 해외로 집계되기 때문에 제작사와 배급사 입장에선 국내 정식 발매를 할 이유도 사라진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은 이용 약관에 '지리적 제한을 우회하거나 해당 지역에 적용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며, 적발될 경우 계정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명시했고, 타 게임 유통업체들도 저마다 대책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리셀러들은 해외 배급사를 통해 정식 수입하고 상품 판매 시 이에 대한 정보를 기재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리셀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병행수입자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게임 우회 구매 여부는 고객들이 알아서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게임 배급사 세가퍼블리싱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에 유통되는 게임 불법 코드가 수천 개여서 회사의 피해가 크다"며 "소비자들의 우회 구매는 게임 발매에 아무런 공헌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보근기자 muscl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