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욱(54·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0일 사의를 밝혔다.
봉 차장은 이날 오전 8시10분 검찰 내부망에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했다.
봉 차장은 "오랜 시간 정들었던 검찰을 떠나야 할 때가 다가오니 여러 생각과 느낌들이 마음에 가득하다"며 "노련한 사공이 험한 바다를 헤쳐나가듯, 세찬 변화와 개혁의 물결 속에서 '공정하고 바른 국민의 검찰'로 새롭게 발돋움하실 것을 믿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봉 차장은 21일부터 연차 휴가를 쓰고 27일 퇴임식을 할 예정이다.
서울 출신으로 여의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봉 차장은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과 대검 공안기획관, 법무부 인권국장·기획조정실장 등 특수·공안·기획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7년 대검 차장으로 부임해 2년간 문무일 검찰총장을 보좌했다.
봉 차장의 사의 표명은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지 사흘 만이다. 그는 윤 지검장과 함께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린 차기 총장 후보 4명에 포함됐었다.
봉 차장이 공식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당분간 윤 후보자의 사법연수원 선배인 고검장·검사장들의 줄사표가 예상된다.
윤 후보자가 지명된 다음 날인 지난 18일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이 언론을 통해 "총장 임명 절차와 국회 일정 등을 보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가운데 윤 후보자의 선배인 사법연수원 19∼22기는 봉 차장을 포함해 21명, 동기는 9명이다. 이들 중 몇 명이 검찰을 떠나는지에 따라 차기 검찰총장 취임 직후 있을 검사장 승진 인사의 규모와 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관행대로라면 고검장·검사장 30명이 모두 옷을 벗어야 하지만 이번엔 다섯 기수를 뛰어넘은 파격 인사 탓에 동기는 물론 선배 중에서도 상당수가 조직에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관례에서 벗어나 검찰총장이 바뀌더라도 선배·동기 검사들의 퇴직 여부를 각자 판단에 맡기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옷을 벗는 검사장급 이상 간부의 숫자가 15∼20명 선에서 정리될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 나온다. 지금까지는 통상 한 해 10명 안팎이 검사장으로 승진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