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도자연합, 임차인 돌연 교체
구운영사 "무일푼으로 쫓겨날 판"
새업체, 주말 주차요금 올려 압박
연합회 "중재자 역할, 대화 열어놔"
(사)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이하 연합회)가 관리하는 수원 농민회관 웨딩홀의 운영권을 두고 8년째 운영한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23일 연합회 등에 따르면 2011년 2월부터 올해 1월 24일까지 1~3년 단위로 수원시 팔달구 화서2동 436의 3 농민회관 본관 1층과 2층, 식당 등 3천24.56㎡를 '웨딩팰리스'에 임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연합회는 일부 식당 건물이 농촌진흥청 소유로 국유재산법상 전대(임대받아 재임대하는 것)가 불법으로 금지돼있다며 돌연 전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웨딩팰리스보다 입찰가를 높게 써낸 신규 임차인인 '디에스컨벤션'은 연합회와 2019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5년간 농민회관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맺었고, 디에스컨벤션은 농민회관 소유 주차장에 아스콘 포장을 해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주차장도 무상 임대받았다.
웨딩팰리스가 계약 만료 이후 수개월이 지나도록 퇴거하지 않자 연합회는 웨딩팰리스를 상대로 부동산명도단행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부동산 양도가 지지부진해지자 새 임차인인 디에스컨벤션은 웨딩팰리스와 입주 업체들이 무료로 사용하던 주차장 요금을 결혼식이 열리는 주말에만 30분에 5천원으로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그 결과 웨딩팰리스는 지난 3월 말께부터 이달 중순까지 총 4천여만 원의 주차비를 부담했다.
주차장 유료화는 지난 3월 29일부터 갑자기 시행됐다. 초기에는 30분 무료에 30분당 2천원에서 이달 2일 4천원, 8일 5천원으로 초고속 인상됐다.
웨딩팰리스 관계자는 "8년간 웨딩홀을 운영한 권리금을 놓고 협상 과정에서 금액을 낮췄지만, 본격 협상도 하기 전에 연합회가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맺어버렸다. 무일푼으로 쫓겨날 판"이라며 "불법 전대가 그대로 새 계약으로 이어진 점, 1~3년 단위의 임대차계약이 5년으로 계약된 데 이어 주차장 무상 임대, 주차요금의 턱없는 인상 등 모든 계약조건이 우리를 내보내기 위한 노림수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합회 관계자는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합리적인 협상을 이끌려고 했으나 협상 주체 사이의 골이 깊어졌다"며 "대화의 길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모 디에스컨벤션 대표도 "농민회관 웨딩홀을 서수원 랜드마크로 만들려고 주차장에 투자를 하고 전면 인테리어 수리도 준비 중인데, 웨딩팰리스가 나가질 않는다"며 "달리 방법이 없어 주차 요금을 주말만 탄력 운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