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노인에서 심방세동이 치매 발생 위험을 1.5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원장·김재화)은 25일 심장내과 양필성·성정훈 교수팀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 단국대학교 심장혈관내과 김동민 교수와 60세 이상의 노인환자 26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적 심장질환 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 23.425)' 최신호에 게재됐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부정맥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뇌졸증 발생 위험이 5배 높고, 전체 뇌졸중 20%가 심방세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자료를 통해 60세 이상의 노인환자 26만2천611명을 대상으로 심방세동이 발생한 환자(1만435명)와 심방세동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2만612명)로 분류해 치매 발생 위험도를 조사했다.

두 환자군에서 등록 당시 인지기능검사에서는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7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심방세동 환자 중 약 2천536명(24.3%)에서 치매가 발생해 심방세동이 없는 환자에서는 약 3천174명(15.4%)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도가 1.5배 이상 높았다.

이런 위험성은 추적 기간 중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를 제외하고도 유의하게 나타나 뇌경색과는 별도로 심방세동이 치매 발생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매의 형태별로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 2배, 알츠하이머 치매는 약 1.3배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치료가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추가로 분석했다.

심방세동 환자 중 항응고치료를 시행한 환자 3천92명(29.6%)과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결과 항응고제를 복용한 환자에서 모든 치매 발생 위험도가 약 40%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50%로 조사됐으며, 혈관성 치매는 약 20%로 낮아졌다.

분당 차병원 양필성 교수는 "심방세동이 뇌경색을 제외하고도 치매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을 확인한 연구"라며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적절한 항응고 치료가 뇌경색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