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기에도 물자 지원·피스컵 교류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새로운 국면
23일부터 마닐라 아태평화대회 참가
기업인 동행 北과 협력테이블 추진


사상 첫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에 다시금 훈풍이 부는 가운데 경기도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계획했던 각종 사업들에 차질이 빚어지는 와중에서도 도는 밀가루·묘목 지원, '평화를 위한 아시아 국제배구대회(아시안피스컵)' 주최 등 북측과의 교류 협력을 지속해왔는데, 남·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멈춰섰던 도의 각종 교류협력 사업들이 다시금 실현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는 이달 23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되는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대회(이하 아태평화국제대회)'에서 북측과의 경제교류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일 도에 따르면 당초 도는 파주~개성 평화 마라톤 대회, 옥류관 분점 유치, 경의선 복원 등 다방면에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했지만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로 다수의 사업들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전제로 추진됐었는데 회담 결렬로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도는 현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는 교류협력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평안남도에 밀가루·묘목을 지원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아시안피스컵을 주최하기도 했다.

와중에 예상치 못하게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가 새 국면을 맞으면서 당장 이달 필리핀 마닐라에서 예정된 아태평화국제대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아태평화국제대회에 참여했던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이번 필리핀 대회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도는 필리핀 아태평화대회를 통해 북측과의 경제교류 협력 물꼬를 튼다는 방침이다.

이화영 도 평화부지사는 "이번 남·북·미 정상간 만남을 계기로 방향성을 잡은 것 같다. 그대로 실무협상이 진행되면 한층 더 원숙한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가 소망하는 건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23일부터 25일까지 (필리핀 아태평화대회에서) 북측과 접촉하는데 기업인들과 동행해서 경제협력 라운드테이블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북한에 대한 제재로 경제 교류 협력이 이뤄지기 어려웠는데, 제재 완화가 기대되는 시점인 만큼 새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지사는 "더디지만 (북측과) 교류협력이 진행될 것 같은데, 그 핵심이 경제 교류였으면 좋겠다. 도 입장에선 행사 위주로만 협력 사업을 진행할 게 아니라 보다 내실 있게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평화경제' 시대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사실상 어려운데, 이번 남·북·미 정상회담이 제재 완화의 큰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움에 빠진 도내 기업들에도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