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지만, 시원하니 좋네요."(다음 이용자 '요술공주밍키'), "보여주기 행정의 극치"(네이버 이용자 'coyo****')
여름철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이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2년 서울시가 처음 시행한 이후 공무원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은 지난해 수원시, 이달부터는 경기도, 경남 창원시, 부산시에서도 시행되는 등 다른 지자체로 계속 확산하는 추세다.
그러나 인천·대구시와 전북·경북도 등 상당수 광역 지자체는 반바지 허용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 없어 기존 차림을 고수하도록 하고 있고, 제주와 강원도 등은 의견이 분분해 허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등은 과다 노출 자제 등을 담은 복장 간소화 지침을 일선 부서에 내려보내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사정은 지역마다 다르다.
보수적인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반바지 바람'에 대해 시민과 공무원들은 "날도 더워지는데 괜찮은 것 같다", "보수적인 공무원 문화, 이렇게 하나씩 바꿔 나가자"며 환영하는 목소리와 "단정하지 않아 보기 싫다", "불쾌하다"는 불만 섞인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래서 찬반논란을 낳고 있는 공직사회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이 복장 간소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에너지 절약 추세에 맞춰 확산할지 주목된다.
◇ 7년 전 서울시가 처음 허용 = 서울시는 2012년부터 매년 6∼8월 반바지와 샌들 차림을 허용했다. 도입 초기 박원순 시장이 공식 행사에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올해도 각 부서에 협조 공문을 보내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에 나섰고, 지난달 26일에는 청계광장에서 시민 모델이 참여하는 '시원 차림 패션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민 업무를 담당하거나 외부인을 자주 만나는 직원들은 반바지 차림을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참여도'는 기대 이하다.
경기도도 올여름 7∼8월 두 달간 공무원의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반바지 허용 첫날인 이달 1일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경기도 민관협치과 구자필(48) 주무관은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며 "나부터 변해보려고 한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오후 경기 광주시청으로 출장을 나갈 때 긴바지로 갈아입은 구 주무관은 앞으로도 출장이나 대민 업무를 고려해 여건에 맞춰 적절히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기로 했다.
경남 창원시도 올해 7∼8월 매주 수요일 하루 직원들이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반바지 근무가 가능한 이달 첫 수요일인 3일 짙은 푸른색 계열 남방과 푸른색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20여분 걸어서 시청으로 출근했다.
허 시장은 "평소에도 걸어서 출근하는데 양복 대신 반바지를 입으니 역시 시원하고 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행사나 손님 접견 등 의전에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집무실에는 양복을 한 벌 갖다 놨다.
앞서 허 시장이 솔선해서 착용한 '윗선 이벤트'의 영향인지 이날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20∼30대 시청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여름철 직원들의 반바지 출근 허용 2년 차를 맞은 수원시는 올해 반바지 복장을 완전히 정착시킬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해 여름 출근 때뿐 아니라 공식 행사에도 '용기 있게' 반바지를 입고 등장해 시청 공무원의 응원과 동참을 끌어냈다.
올여름에는 시 전체 공무원에게 여름철 반바지 착용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반바지 복장의 바람직한 모델케이스를 선보이기 위해 오는 8일 시청 로비에서 '반바지 패션쇼'를 열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해 반바지 착용 허용 후 내부 만족도가 높았고, 시민도 응원과 지지를 많이 보내주셨다"며 "올해도 패션쇼를 계기로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환영·불만' 공존 = 보수적인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반바지 바람에 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불만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회사원 김영운(46) 씨는 "등산복이나 너무 편한 모양의 반바지가 아니라면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더운 건 민원인이나 공무원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반겼다.
다음 이용자 '천하무적'은 "윗사람들이 먼저 앞장서는 모습 보기 좋네요", '어이부라덜'은 "과도한 노출이나 슬리퍼 등만 아니면 권장할만하다", 네이버 이용자 'dark'는 "틀에 박힌 보수적인 공무원 문화 좀 탈피하자"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불만과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다음 이용자 'lnnov'는 "복장 자율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에 부합은 되나 국민을 대하는 직군에서는 나름의 복장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본다", 'donmxts'는 "보기 싫다. 단정해야지 너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네이버 이용자 'doit****'는 "전시행정으로 보이는 것만 말고 진짜 국민을 위한 일을 하기 바란다"고 평가절하했고, 'j011****'는 "학생 교복도 다 반바지로 해줘라"라고 비꼬았다.
공직사회에 여름철 반바지 근무는 정착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
창원시청 박보겸(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여름철에 반바지 근무를 전면 시행하려 했는데 오히려 우리 직원들이 더 보수적이라 수요일만 한번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며 "늘 하던 관성이 있어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편하게 입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공무원은 근무 중 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들어 최근까지도 반바지 차림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지속해서 반바지 허용을 요구하자 조만간 대민 업무 부서를 제외하고는 단정한 차림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지자체들은 이러한 찬반 평가에도 폭염이 시작되면 반바지 입고 근무하는 직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철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이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2년 서울시가 처음 시행한 이후 공무원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은 지난해 수원시, 이달부터는 경기도, 경남 창원시, 부산시에서도 시행되는 등 다른 지자체로 계속 확산하는 추세다.
그러나 인천·대구시와 전북·경북도 등 상당수 광역 지자체는 반바지 허용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 없어 기존 차림을 고수하도록 하고 있고, 제주와 강원도 등은 의견이 분분해 허용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등은 과다 노출 자제 등을 담은 복장 간소화 지침을 일선 부서에 내려보내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사정은 지역마다 다르다.
보수적인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반바지 바람'에 대해 시민과 공무원들은 "날도 더워지는데 괜찮은 것 같다", "보수적인 공무원 문화, 이렇게 하나씩 바꿔 나가자"며 환영하는 목소리와 "단정하지 않아 보기 싫다", "불쾌하다"는 불만 섞인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래서 찬반논란을 낳고 있는 공직사회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이 복장 간소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에너지 절약 추세에 맞춰 확산할지 주목된다.
◇ 7년 전 서울시가 처음 허용 = 서울시는 2012년부터 매년 6∼8월 반바지와 샌들 차림을 허용했다. 도입 초기 박원순 시장이 공식 행사에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올해도 각 부서에 협조 공문을 보내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에 나섰고, 지난달 26일에는 청계광장에서 시민 모델이 참여하는 '시원 차림 패션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민 업무를 담당하거나 외부인을 자주 만나는 직원들은 반바지 차림을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참여도'는 기대 이하다.
경기도도 올여름 7∼8월 두 달간 공무원의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반바지 허용 첫날인 이달 1일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경기도 민관협치과 구자필(48) 주무관은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며 "나부터 변해보려고 한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날 오후 경기 광주시청으로 출장을 나갈 때 긴바지로 갈아입은 구 주무관은 앞으로도 출장이나 대민 업무를 고려해 여건에 맞춰 적절히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기로 했다.
경남 창원시도 올해 7∼8월 매주 수요일 하루 직원들이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반바지 근무가 가능한 이달 첫 수요일인 3일 짙은 푸른색 계열 남방과 푸른색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20여분 걸어서 시청으로 출근했다.
허 시장은 "평소에도 걸어서 출근하는데 양복 대신 반바지를 입으니 역시 시원하고 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행사나 손님 접견 등 의전에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집무실에는 양복을 한 벌 갖다 놨다.
앞서 허 시장이 솔선해서 착용한 '윗선 이벤트'의 영향인지 이날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20∼30대 시청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여름철 직원들의 반바지 출근 허용 2년 차를 맞은 수원시는 올해 반바지 복장을 완전히 정착시킬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해 여름 출근 때뿐 아니라 공식 행사에도 '용기 있게' 반바지를 입고 등장해 시청 공무원의 응원과 동참을 끌어냈다.
올여름에는 시 전체 공무원에게 여름철 반바지 착용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반바지 복장의 바람직한 모델케이스를 선보이기 위해 오는 8일 시청 로비에서 '반바지 패션쇼'를 열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해 반바지 착용 허용 후 내부 만족도가 높았고, 시민도 응원과 지지를 많이 보내주셨다"며 "올해도 패션쇼를 계기로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환영·불만' 공존 = 보수적인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반바지 바람에 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환영과 불만의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회사원 김영운(46) 씨는 "등산복이나 너무 편한 모양의 반바지가 아니라면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더운 건 민원인이나 공무원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반겼다.
다음 이용자 '천하무적'은 "윗사람들이 먼저 앞장서는 모습 보기 좋네요", '어이부라덜'은 "과도한 노출이나 슬리퍼 등만 아니면 권장할만하다", 네이버 이용자 'dark'는 "틀에 박힌 보수적인 공무원 문화 좀 탈피하자"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불만과 쓴소리도 적지 않았다.
다음 이용자 'lnnov'는 "복장 자율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에 부합은 되나 국민을 대하는 직군에서는 나름의 복장 예의는 갖춰야 한다고 본다", 'donmxts'는 "보기 싫다. 단정해야지 너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네이버 이용자 'doit****'는 "전시행정으로 보이는 것만 말고 진짜 국민을 위한 일을 하기 바란다"고 평가절하했고, 'j011****'는 "학생 교복도 다 반바지로 해줘라"라고 비꼬았다.
공직사회에 여름철 반바지 근무는 정착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
창원시청 박보겸(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여름철에 반바지 근무를 전면 시행하려 했는데 오히려 우리 직원들이 더 보수적이라 수요일만 한번 해보자는 의견을 냈다"며 "늘 하던 관성이 있어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편하게 입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공무원은 근무 중 그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는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들어 최근까지도 반바지 차림에 난색을 보였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지속해서 반바지 허용을 요구하자 조만간 대민 업무 부서를 제외하고는 단정한 차림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지자체들은 이러한 찬반 평가에도 폭염이 시작되면 반바지 입고 근무하는 직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