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사보다 앞선 채권자 지위 얻어
골프장·은행등 '제2의 피해' 주장
"차주·대주단등 협의된 건" 부인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가 아일랜드골프장 건설과정에서 채권자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6월 27일자 1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에는 회삿돈을 이용해 골프장 회원권을 취득한 뒤 이를 운영, 배임교사 의혹이 제기됐다.

에버랜드가 우월한 지위로 채무 인수 규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뒤 500억원 상당의 골프회원권 운영 자격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은 "차주, 대주단 등과 협의해 진행된 건"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에버랜드의 회원권 취득으로 인한 피해는 아일랜드와 일부 금융사가 떠안게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일랜드는 채권자 지위에 있는 에버랜드에 회원권을 넘겨준 뒤 채무변제과정에서 이자 85억원을 떠안아야 했고, 골프장 공사에 대출을 해준 농협은 채권회수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30억원대 금융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에버랜드는 지난 2010년 9월 PF사인 하나은행, 농협, 신한은행과 협의를 통해 하나은행에 대한 대출금 500억원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아일랜드 골프장 공사는 하나은행이 500억원, 신한은행 630억원, 농협 500억원을 각각 투입, 삼성에버랜드가 시공사로 공사에 착수했다.

에버랜드는 이후 2012년 12월 하나은행 대출금의 대위변제 명목으로 입회금 500억원 상당의 아일랜드 회원권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에버랜드는 PF사보다 앞선 채권자 지위를 얻게 된다.

이후 아일랜드가 법정관리로 전환되면서 농협은 채권확보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농협은 최근 아일랜드골프장 공사에 참여했던 금융사 대표인 신한은행을 상대로 3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 제기 취지는 "(선 순위에 밀려)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가 독점적 선 순위 지위를 이용해 책임준공의 의무를 지키지 않고도 막대한 금융이익을 얻었고, 그로 인해 골프장과 하청업체, 은행이 제2의 피해를 봤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일랜드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이미 법원에서 다뤄진 문제"라며 "차주, 대주단 등과 협의해 진행된 사항"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