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한파 등 '세수 불투명'
청년면접수당·학교체육관 등 지연

도의회 "상임위 논의 전향적 검토"
전액삭감서 태도 변화 시급 공감대


경기도가 올해 '가을 추경'을 실시하지 않을 전망이다. 별도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만큼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 사항인 시장상권진흥원 설립을 위한 7월 원포인트 추경이 사실상 올해 마지막 추경인 셈인데, 지난 1회 추경에서 비용이 전액 삭감된 청년 면접수당 등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4일 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는 최근 도의회에 7월 원포인트 추경 계획을 설명하면서 '가을 추경'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회 추경에 편성된 시장상권진흥원 설립 비용을 전액 삭감했던 도의회가 한달여만에 태도를 바꿔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도의회는 마찬가지로 추경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청년 면접수당에 대해 도가 재추진을 시사하자 "예산안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재추진하려는 것은 도의회 심의에 대한 반발, 도전으로 보인다"며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염종현(부천1)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도가 시장상권진흥원 설립을 위해 원포인트 추경을 하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도에서 재정 사정상 하반기에는 추경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반기 추경이 없는데 시장상권진흥원 설립은 시급하다고 해서 경제과학기술위원회 등과 논의해 원포인트 추경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가 '가을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13년 재정난으로 감액 추경을 단행했던 도는 재정 상황이 나아지자 최근 5년 동안엔 매년 9월께 '가을 추경'을 실시해왔다.

재정 여건이 다시 나빠지자 '가을 추경'을 아예 실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측은 "편성할 재정이 있어야 추경을 실시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선 하반기에 그럴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 재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는 등 도의 세수 전망은 밝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1회 추경에서 '예금통장' 격의 기금인 재정안정화기금에 600억원을 추가로 적립하기도 했었다.

한 해 예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매년 말 실시하는 '마무리 추경'을 제외하면 사실상 7월 원포인트 추경이 올해 마지막 추경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1회 추경에서 예산 편성이 불발된 청년 면접수당, 학교실내체육관 건립 등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염 대표는 "체육관 건립 예산 등은 내년 본예산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도와 논의해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성주·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