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OUT"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을 규제하는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를 내리자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오후 수원시의 한 식자재마트에 당분간 일본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韓 대체기업 모나미 등 주가 상승
일본계 작년 영업익 48.6%↑불구
국내투자 10.2%↓ 반일 감정 고조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강화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 제품을 대체할 국내 문구류와 맥주, 의류 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겨냥한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를 발표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터넷 커뮤티니, SNS 등을 중심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불매운동 대상군은 국내에 널리 유통되고 있는 문구, 의류, 주류 등이다.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필기구 제조업체 모나미(본사 용인시)는 전날보다 6.02%(200원) 오른 3천525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상한가까지 치솟은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인 것이다. 또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대체 기업으로 떠오른 신성통상 주가도 6.22% 오른 1천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맥주업체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의 수혜주로 꼽히는 하이트진로홀딩스우(우선주)도 14.85% 오른 1만1천600원에, 하이트진로홀딩스는 6.51% 상승한 9천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수입 승용차의 부진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2만3천480여대의 신규 등록수를 기록한 일본차도 불매운동의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국내 일본계 대기업들이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는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반일본 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제 국내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2개 외국계 기업 중 일본계 기업 13곳의 지난해 매출은 18조8천250억원으로 2년 전(15조9천403억원)에 비해 18.1%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33억원에서 1조5천350억원으로 무려 48.6%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해 투자액은 4천202억원으로, 2016년(4천679억원)보다 10.2%나 줄였다. 52개 전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같은 기간 평균 21.4%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 국민들의 불매운동은 국가 차원에서 나선 것이 아니기에 국내외적 비판 없이 일본 브랜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최근에는 편의점 등 중소 상인들도 매대에서 일본 제품을 빼겠다고 하는 등 반일 감정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이준석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