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4200원… 전년比 19% 하락
소고기 수입량 9.7%↑ '시장점령'
"출하량 조절등 정책 펼칠 예정"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활동에 매진하는 양돈 농가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돼지고기까지 유례없이 하락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한우 농가도 도축 마릿수 및 수입산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로 하락한 소고기 가격에 울상이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평균 산지 가격은 ㎏당 4천200원으로 전년 동기 5천192원 대비 19%가량 떨어졌다.
연평균 가격이 사상 최대로 폭락했던 2013년 6월의 4천374원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또 6월 기준 평균 산지 가격이 5천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도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국내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수입산이 중국 등지에 확산된 ASF로 수입량이 줄어 상대적으로 국내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상은 정반대인 셈이다.
물론 수입량(1~5월)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21만2천t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도축량이 전년 대비 1.5% 늘어난 743만7천마리를 기록해 시장 유통량은 줄지 않았다.
여기에 소비부진마저 이어지면서 공급량 대비 낮은 수요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축산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가격 하락세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까지 ㎏당 4천200~4천300원 수준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8월부터 12월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에 황금돼지해인 올해는 양돈 농가에 가장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확대와 소비부진은 비단 양돈 농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우도 지난달 기준 등급판정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4.7% 늘어나 공급은 확대된 반면 수요는 10%가량 감소했다. 이에 성수기를 앞두고 한우 가격(1㎏ 지육 기준)은 전년보다 2.4%가량 내린 1만7천823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올 상반기 소고기 수입량은 반기별 수입량이 가장 많았던 전년보다도 9.7% 늘어난 20만9천700t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0만t을 넘어서는 등 국내 소고기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출하량 조정 등으로 공급량을 줄이는 정책도 펼칠 예정이지만, 소비자들이 국내산 축산물을 애용하는 것이 우리 축산 농가를 돕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ASF(아프리카 돼지열병)·가격폭락 덮친 양돈농가 '황금돼지해의 악몽'
입력 2019-07-11 21:54
수정 2019-07-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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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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