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운영권 이양 요청 공공시설
道, 규정위반등 이유 대부분 난색
월드컵경기장, 소유권불일치 무산
道·시장군수協은 "의미있는 성과"

경기도의 각종 사무권한·공공시설 운영권을 시·군에 이양하는 '경기도판 분권'이 소리만 요란한 잔치에 그쳤다.

도와 시·군은 "작지만 큰 성과"라고 평했지만 십수년간 소유권 불일치 문제로 논란이 있던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을 포함, 도내 시·군들이 운영권 이양을 요청했던 대부분의 공공시설들이 변동 없이 도 소유로 남게 됐다.

사무권한 역시 요청했던 사항 중 일부를 넘기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도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초 각 시·군은 도가 소유한 공공시설 관리권과 각종 사무권한의 이양을 정식 요청했다.

지방분권 차원에서 중앙과 지방간 권한 이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안에서의 분권 필요성도 제기됐던 것이다.

이재명 도지사 역시 수 차례 "시·군으로 넘겨도 무방한 건 넘기고 도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협의는 녹록지 않았다. 시·군들이 운영권 이양을 요청했던 공공시설은 대부분 도 전체를 아우르는 시설이라는 이유 등으로 도가 관리권을 넘겨주는 데 난색을 표했다.

무상으로 운영권을 이양하는 게 규정상 어긋나는 측면도 한 몫을 했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월드컵경기장의 소유권 불일치 문제 역시 같은 이유로 이번에도 해소되지 못했다.

그나마 119안전센터 종전부지·건물 2곳은 관리권을 해당 기초단체로 넘겨주는 데 합의했지만, 당초 시·군 소유였던 119안전센터 종전부지의 운영권 이전은 매년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도는 또 사무권한 이양 요청에 대해서도 대체로 "업무의 효율성, 통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부동의 의사를 표했다.

용두사미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도와 시장군수협의회는 상반기 중 이뤄진 '경기도판 분권' 논의를 "작아 보여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했다.

도 관계자는 "시설·사무의 특성과 규정상 단기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사항이 다수였지만, 시·군에서 제안했던 것 외에 도에서도 넘길 수 있는 사무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했고 실제로 성과가 있었다. 지속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군수협의회 측도 "아직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의미 있는 논의였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와 시장군수협의회는 올해 초 제안됐던 공공시설 운영권·사무권한 이양에 대해 오는 18일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